19일 자산운용업계 말을 종합하면 내년 ETF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TF시장에서는 2002년 국내에 처음으로 ETF를 도입한 삼성자산운용이 현재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추격에 나서면서 삼성자산운용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ETF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KRX ETF·ETN Monthly 2021년 12월호'에 따르면 순자산가치총액 기준으로 자산운용사별 ETF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 42.7% △미래에셋자산운용 34.9% △KB자산운용 8.0% △한국투자신탁운용 5.1% △NH아문디자산운용 3.1% 등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는 ETF 전문가를 대표이사에 앉히는 등 내년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자산운용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서봉균 삼성증권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서 전무는 삼성증권 세일즈&트레이딩부문장으로 30여 년 경력의 운용 전문가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삼성자산운용의 ETF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운용 인프라사업 확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단독대표로서 ETF시장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던 이현승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ETF&AI본부'를 신설하고 정기적으로 운용사와 판매사 등에 계속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 보수를 자산운용업계 최저 수준으로 책정해 ETF시장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초 ETF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발표된 한국투자금융지주 정기 임원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표이사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내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11월 김남기 ETF운용부문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2019년 말 이사로 영입한 뒤 2년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시킨 셈이다. 김 전무는 삼성공채 출신으로 삼성자산운용에서 ETF운용팀장을 지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영입된 ETF 전문가다.
자산운용업계가 ETF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ETF시장의 급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집합투자증권을 말한다. 지난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펀드시장이 위축되고 펀드 수익률이 기대치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모두 갖춘 ETF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ETF시장 순자산총액은 70조 원을 넘어섰다. 5월 60조 원을 기록한 뒤 6개월 만에 다시 7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2021년 ETF·ETN 시장 결산 및 주요특징 분석' 자료에 따르면 10일 기준 ETF시장 순자산총액은 70조6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52조1천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 말과 비교해 35.5%가 증가했다.
올해 ETF 상장종목수도 1년 전보다 61종목이나 늘어났다. 12월 말 기준 ETF 상장종목수는 상장 10종목 및 폐지종목 6종목 등을 감안하면 533종목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