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들이 벌이는 가격경쟁에 불이 붙었다.
고객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알뜰폰 생태계가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쟁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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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링크가 출시 15개월이 지난 기기의 할부원금을 1천 원 미만으로 낮추는 '천원샵' 마케팅을 시작했다. |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가 18일 공개한 ‘천원샵’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SK텔링크는 온라인 직영 판매몰에 ‘천원샵’을 추가해 출시 15개월이 지난 기기의 할부원금을 1천 원 미만으로 줄였다.
이를 놓고 요금제 상품에서 시작된 알뜰폰 가격경쟁 바람이 기기값에도 옮겨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알뜰폰시장에서 요금제 가격경쟁은 과열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이 1월 초 기본료를 없앤 A제로 요금제를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둔 뒤 이런 경쟁에 불이 붙었다.
KT의 알뜰폰 자회사인 KTM모바일은 가입 뒤 6개월 동안 기본료를 면제해주는 ‘청춘애30’ 요금제로 에넥스텔레콤에 맞불을 놨다.
에넥스텔레콤과 인스코비 등은 4월부터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린 새로운 요금제 라인업을 새로 내놓기도 했다.
인스코비가 4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LTE31 요금제는 기본료 3만1천 원에 무료 데이터를 매달 6기가바이트(GB)나 제공한다. 기본료가 10만 원이 넘는 이통3사의 무제한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를 3만 원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알뜰폰기업이 점유율을 높이려면 가격경쟁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앞으로 알뜰폰업계에서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저렴한 요금제에 값이 싼 기기를 사용할수 있어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알뜰폰 기업이다. 25개 가량인 알뜰폰 기업 가운데 가격경쟁 회오리를 이겨낼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은 10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적다.
이 때문에 무모한 가격경쟁으로 기업들이 제살을 깎아 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뜩이나 열악한 알뜰폰 생태계의 수익성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알뜰폰 가격경쟁은 과열됐다”며 “이통3사의 자회사나 CJ헬로비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사업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부분 알뜰폰기업이 최근 가격경쟁 흐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