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정부 정책을 타고 수소충전소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 린데그룹과 협력관계를 맺어뒀는데 이를 통해 수소충전소 등 수소사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조 회장은 내년부터 효성중공업의 수소충전소 사업의 본격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수소충전소를 현재 83개에서 내년까지 31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의 대규모 수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자신감은 효성중공업이 수소충전소시장에 일찌감치 진출에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2008년 수소충전소사업에 진출해 현재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20개나 지었다. 가장 많은 준공실적을 지니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건설을 마친 20개 외에도 18개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있다”며 “수소경제에 인프라 확보가 중요한 만큼 수소충전소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도 수소충전소 구축에 힘을 싣고 있어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은 14일 부산시와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 회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수소충전소사업을 확장하는 방식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국 226개 시군구에 각각 1개 이상의 수소충전소를 마련해 수요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소충전소를 2030년까지 660개, 2050년까지 2천 개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제4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는 2050년 전체 에너지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수소충전소 등 수소경제 확산에 필요한 인프라 관련 제도를 개선해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으로서는 독일 린데그룹과 협력이 효성중공업 수소충전소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산업은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서 핵심으로 꼽히며 현재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고 투자 규모가 큰 만큼 기업들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린데그룹은 세계 최대 액화수소 생산 용량 및 운송 시스템을 보유한 세계적 수소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수소충전소 200여 개를 보유한 수소충전소 세계 1위 사업자이기도 하다.
효성은 그룹 차원에서 린데그룹과 기술 협력을 통해 2024년까지 액화수소 충전 기술 및 설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효성중공업 수소충전소사업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효성중공업은 린데그룹과 손잡고 2023년 5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천 톤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를 짓고 있다.
아직 정확한 공급처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울산 액화수소플랜트에서 생산한 수소를 효성중공업 자체 수소충전소에 공급해 수소생산과 공급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수소사업에서는 기술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투자리스크 및 투자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기업 사이 협력이 중요하다”며 “효성그룹은 린데그룹과 협력을 통해 수소충전소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 울산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수소에너지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혁명의 근간”이라며 “지속적 투자를 통해 수소에너지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조 회장으로서는 효성중공업이 자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특히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41억 원으로 2019년 1303억 원에서 66.1% 급감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이 올해 주력인 전력기기사업 호조에 힘입어 이익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240억 원을 거둬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은 중공업 부문에서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실적을 개선할 것이다"며 “건설 부문에서도 시공 위주의 안정성을 통해 양호한 수익성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