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에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런 성과를 올해 계속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프리미엄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개선전략이 계속 효과를 볼지 불투명한 데다 'G5'의 흥행에도 스마트폰사업이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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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 겸 사장. |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LG전자가 1분기의 호실적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지 주의깊게 봐야 한다"며 "영업환경 자체가 개선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3600억 원, 영업이익 5052억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적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것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4.5%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TV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판매에 집중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노 연구원은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기에 외형은 줄었지만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며 "하지만 이전과 같이 하반기에 다시 실적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전자제품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심화하고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수익성을 올해 내내 안정적으로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의 출하량이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10% 가까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제품들의 평균판매가격 역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데 성공했지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생활가전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커진 것이다.
수익을 한 사업부문에 크게 의존할 경우 환율변동이나 경쟁사의 성장 등 외부요인에 따른 실적변동 가능성을 피하기 어렵다.
또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의 흥행으로 MC사업본부가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영업이익에 기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노 연구원은 "G5의 출하량 증가에도 마케팅비용이 늘어 MC사업본부가 실적을 크게 개선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2분기 MC본부 영업이익은 210억 원으로 전체의 4%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노 연구원은 LG전자가 상반기에 영업이익 1조2900억 원을 내겠지만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줄어 영업이익이 상반기의 절반 수준인 5860억 원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