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이 라이브커머스를 포함해 지역 관련 콘텐츠 제작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TV(IPTV)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가 급성장하는 미디어환경에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사는 지역과 밀착한 특성을 살려 주력 케이블TV사업의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a href='https://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259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 data-attr='MO_Article^EditorChoice^송구영'>송구영</a> LG헬로비전 대표이사 부사장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사.


13일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최근 개소한 경남 김해 오픈스튜디오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진행하기로 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한 상품판매를 말한다.

김해 오픈스튜디오는 LG헬로비전이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고 지방에 개소한 첫 번째 오픈스튜디오다.

라이브커머스에 필요한 LED사이니지(대형 전광판)를 포함한 장비 일체를 마련해 지역 농어민과 소상공인이 직접 출연하는 방식으로 라이브커머스가 진행된다. 

LG헬로비전은 김해에서 사업기회를 본 뒤 다른 권역에도 오픈스튜디오를 개소해 지역상품 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판로 확보가 어려운 지역 농어민과 소상공인을 품어 새 수익모델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동안 케이블TV 업체의 방송범위는 지역날씨, 교통 등 생활정보 전달 등으로 제한됐었다. 그러나 최근 방송범위가 확대되면서 라이브커머스 사업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과학정보통신부는 6월 ICT(정보통신기술)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케이블TV 업체가 지역채널에서 1일 3시간, 3회 이내로 상품소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실증특례를 2년 동안 허용했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지역사회에서 케이블TV업체의 커머스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실증특례 기간은 연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헬로비전은 지역적 특색을 살린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으며 지역 밀착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로 밥상을 차리는 요리경연 프로그램인 ‘칼의 전쟁’, 가수 장윤정이 지역 트로트실력자를 발굴하는 프로그램 ‘도장깨기’, 예능인 강호동의 캠핑예능 프로그램 ‘호동’s 캠핑존 골라자봐‘ 등을 선보였는데 내년에도 이와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헬로비전은 이를 위해 6월 지역채널의 콘텐츠 제작에 연간 400억 원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송 대표가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지역사회와 접점을 확대하는 것은 최근 케이블TV업계가 처한 녹록치 않은 현실이 반영돼 있다.

케이블TV의 경쟁자인 인터넷TV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이용자 수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송 대표로서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할 필요성이 큰 상황에 놓였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에 따르면 인터넷TV 가입자 수는 2017년 12월 1538만 명에서 2021년 9월 2076만 명으로 35% 증가했다. 반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1452만 명에서 1278만 명으로 12% 감소했다.

LG헬로비전은 3분기 말 기준 378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시장점유율 29.6%로 국내 1위 케이블TV 사업자다. 다만 케이블TV 업계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송 부사장으로서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송 대표는 LG헬로비전의 활로를 지역사회에서 찾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케이블TV사업자로서 의무적으로 지역채널을 운영해야 한다. 현재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지역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TV(IPTV)나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와는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으로 여겨진다.

송 대표는 최근 김해 오픈스튜디오 개소식에서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LG헬로비전은 보다 지역 속으로 들어가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LG헬로비전의 지역 관련 라이브커머스사업과 콘텐츠 개발은 이제 시작한 단계인 만큼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아직 사업초기인 만큼 사업모델을 안착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지역사회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은 최근 일본 케이블TV업계가 펼치는 전략과 비슷하다.

일본 케이블TV업계도 지역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커뮤니티의 멤버십을 강화하며 지역내 정보미디어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와타나베 카츠야 일본 케이블TV 연맹회장은 9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광주에서 개최한 ‘디지털 뉴딜 시대, 케이블 미래전략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지역 축제와 대학수업, 지역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케이블TV 시스템을 이용해 세계로 전송하는 등 지역 콘텐츠의 전송과 지역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