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산업성장에 발맞춰 최적화된 생산기반을 갖춤으로써 금호석유화학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백 대표는 최근 전기차 내장재 소재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데 전기차 배터리에서 전자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도전재 사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백 대표는 배터리 도전재인 탄소나노튜브 고객회사 확대를 진행하면서 생산설비 증설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석유화학은 탄소나노튜브를 석유화학수지 기능을 높이는 데 적용하다가 최근 배터리 도전재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탄소나노튜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회사의 증설상황과 시장수급을 예의주시하며 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면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와 열의 전도율이 구리와 동일하면서 강도는 철의 100배에 이르는 신소재다. 탄소나노튜브 도전재는 기존 카본블랙 도전재보다 전도율이 10% 이상 높다.
탄소나노튜브를 배터리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 카본블랙 도전재보다 사용량을 30% 줄일 수 있어 배터리 용량과 수명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백 대표가 탄소나노튜브의 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이처럼 우수한 성질을 지닌 탄소나노튜브 도전재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탄소나노튜브 도전재시장은 2020년 기준 87억 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5년 2조4천억 원 규모까지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시장조사전문기관 SNE리서치는 2025년 탄소나노튜브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탄소나노튜브 생산시설의 증설을 위한 재무적 기반 역시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게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부채비율은 2009년 말 한때 660%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 말 60%까지 줄였는데 올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을 50% 미만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자산에서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유동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말 14%를 보였는데 올해 말부터는 순현금 기조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유석유화학은 올해 좋은 실적을 내며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만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백 대표는 배터리 도전재 뿐만 아니라 전기차 내장재 소재도 키우면서 미래 모빌리티 소재시장에 최적화된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백 대표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창출하기 위해 합성수지부문에서 신사업으로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수소차 등은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공차중량이 100~300kg 더 늘어 배터리 무게를 줄이는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전기차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시장 규모는 올해 500만 달러로 아직 미미하지만 매년 평균 36%씩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소재 시장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업계를 앞서 이끌어왔다”며 “그동안 쌓아온 기술적 노하우를 한 단계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