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호출서비스업체 우티(UT)가 다른 차량호출업체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우티는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자체 플랫폼사업 전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9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에서 영향력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자체 차량호출플랫폼을 운영하는 타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를 맺고 11월부터 승객과 택시가 카카오T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거나 콜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7월에는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나투스(반반택시), 코액터스(고요한 택시)도 카카오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조성한 택시호출서비스 생태계에 들어갔다.
현재 티맵모빌리티와 미국 우버가 합작해 설립한 우티만 국내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 독자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영향력이 강력해지며 택시기사와 고객은 카카오T 사용환경에 더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우티가 독자 플랫폼으로 이를 따라잡기는 갈수록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우티도 전략을 바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카카오T 모바일앱에서 호출서비스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티는 11월 한 달 동안 택시요금의 20~25%를 할인해 준 데 이어 12월에도 처음으로 우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첫 3회 택시요금의 50%, 최대 1만 원을 할인해 주고 기존 이용고객에게도 12일까지 요금을 10%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지불한 데 힘입어 우티앱을 이용한 고객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티앱의 주간 활성 이용자수(WAU)는 10월 4주차 8만9천 명에서 11월 1주차에는 16만 명, 2주차에는 18만 명, 3주차에는 22만 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4주차 이용자 수는 21만 명으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 할인효과를 누렸던 고객이 지속적으로 우티앱을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사용자의 플랫폼 만족도도 떨어지고 있다. 9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우티앱의 평점은 1.8로 2주 전인 11월25일 평점 2.2보다 더 낮아졌다.
우티도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국내 고객에게 익숙하지 않는 우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고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고객들과 택시기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앱에 대리운전과 렌터카, 퀵·택배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앱 경쟁력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는 반면 우티는 기본인 택시호출서비스에서부터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 놓여 있다.
우티로서는 국내 택시호출서비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보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국내에 뿌리를 내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미국 우버 본사가 우티 서비스를 통해 노리는 주요 목표는 한국 택시시장 공략보다 세계 어디에서나 우티를 활용할 수 있게 해 궁극적으로는 우버의 글로벌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우버앱 이용자는 한국에 여행을 왔을 때 우티앱을 이용하면 우버앱과 똑같은 인터페이스로 택시호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티가 국내 택시호출 플랫폼 주도권을 카카오모빌리티에 내주더라도 대주주인 우버가 한국에 진출한 목적을 일부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우버 입장에서 무리한 프로모션으로 계속 비용을 지불해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우티의 국내 시장에서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우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현재로선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