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폰에 LCD패널을 공급하며 올렸던 매출이 상당부분 줄어들 처지에 놓였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올레드패널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이 차기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를 올레드로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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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사업의 축을 LCD에서 올레드로 전환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15일 전일보다 6.7% 떨어진 2만5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올레드패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레드패널을 연간 1억 대 정도 납품하는 계약을 확정했으며 금액으로 따지면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신형 아이폰의 올레드패널 채택 전망이 현실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공급계약에 비춰볼 때 2017년 하반기면 올레드 아이폰이 출시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전용 올레드 생산라인 구축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공급할 물량을 잃으면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아이폰을 비롯한 각종 기기에 LCD패널을 공급하며 올린 매출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체매출의 30%가량을 차지했다. 애플과 거래를 통해 한해 동안 대략 9조 원 정도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 TV용 대형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느라 스마트폰 용도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시설을 갖추는 데는 상대적으로 힘을 쏟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의 양대 고객사인 애플과 LG전자가 스마트폰에 LCD패널을 지속적으로 탑재해왔기 때문에 스마트폰 패널사업은 LCD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애플이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한다는 전망을 필두로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이 잇따라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 등 스마트폰업계의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뒤늦게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 생산단지에 있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데 1조500억 원을 투입했다. 또 2018년에 완공되는 파주의 'P10' 올레드공장에도 스마트폰 올레드 생산라인을 조성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이 일반적으로 9월에 출시됐던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본격적으로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는 시기는 내년 5월 정도가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 사이에 얼마나 빠르게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키워내느냐가 애플의 공급물량을 확보하는지 판가름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기존 아이폰에 탑재한 LCD패널도 LG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샤프 등 다양한 공급사에 부품을 공급받으려는 성향을 보여왔다”며 “LG디스플레이도 빠르게 생산능력을 키운다면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