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케이뱅크는 현대증권의 빈자리를 새로운 주주로 메우거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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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를 끝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KB금융은 계열사 KB국민은행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소유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르면 5월 안에 현대증권의 자회사 편입절차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로 했다”며 “현대증권의 자회사 편입을 마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분 처리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케이뱅크 지분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KB금융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지분을 모두 보유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한쪽에 투자를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의 초기 투자자인 만큼 KB금융도 기존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생길 수 있는 금융사고 등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케이뱅크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B금융에서 현대증권이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을 매각할 경우 케이뱅크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케이뱅크는 현대증권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인공지능에게 고객의 자산운용뿐 아니라 조언과 축적까지 맡기는 방식의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의 ‘하이브리드 계좌’ 등 증권연계사업에서도 현대증권과 협업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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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효조 케이뱅크 준비법인 대표이사. |
이 때문에 케이뱅크로서는 현대증권이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새로운 증권사 주주를 영입해야 한다. 문제는 새로운 증권사가 케이뱅크 설립에 참여할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점이다.
KT 등 기존 주주가 현대증권에서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주주들은 금산분리 규제에 가로막혀 케이뱅크 지분을 최대 10%(의결권 지분 4%)만 보유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은 여소야대 정국의 형성으로 20대 국회에서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작업을 완전히 끝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문제”라며 “현재 케이뱅크 설립을 준비하면서 현대증권과 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