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에 발맞춰 자동차보험료를 조정할까?
2일 손해보험업계 안팎에 따르면 1일부터 2018년 이후 3년 만에 자동차 정비수가가 4.5% 오르면서 자동차보험시장 1위인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변경할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시장에서 3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에서 수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를 말한다.
자동차 정비수가가 오르면 보험사의 지급액이 늘게 돼 보험료가 인상되는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자동차 보험수가가 인상되자 삼성화재는 2019년 1월31일 자동차보험료를 3% 올렸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정비수가가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은 0.6% 정도 되며 보험료 변경 문제를 내년 1분기까지는 마무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변경하는 데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은 손해보험사가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가운데 보험사고 발생으로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78~80% 정도를 적정손해율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면서 순이익을 늘렸다.
3분기 삼성화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증가한 순이익 2781억 원을 냈다.
삼성화재는 3분기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79.2%를 보였다. 지난해보다 5.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2017년 이래 최근 5년간 약 5천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덕에 손해율이 낮아져 이익을 냈는데 정비수가가 오르면 다시 적자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손해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오히려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물가 상승 요인에 하나로 작용할 수 있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보험료는 시장가격이라는 면에서 직접 개입하기 어려움이 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면서도 “보험의 전체적 수익성 등을 고려해 금감원이 유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어든 것을 일시적 현상일 수 있어 언제든지 과거와 같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올해 8월 기준으로 77.4%까지 낮아졌다가 서서히 증가해 10월 기준으로 82%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겨울철 폭설과 한파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삼성화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요율 반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향후 자동차손해율 등 현황에 따라 요율 변경 검토를 진행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