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석현 LG전자 VS사업(차량용 전자장비사업)본부장 전무가 인포테인먼트(차량 내부의 정보전달장치)사업을 사업본부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마중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업황에 관계없이 자력만으로 영업흑자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은 본부장은 인포테인먼트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전방산업의 업황 안정화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LG전자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 달성시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 LG전자 VS사업본부가 분기 흑자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적자 규모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보면서도 흑자전환 시점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S사업본부의 흑자전환 시점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현상황의 개선 여부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봤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16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그만큼 흑자에 목마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방산업의 차량 생산차질이 문제인 만큼 LG전자 VS사업본부가 자력으로 눈앞의 실적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이에 전자업계에서는 은석현 본부장이 당분간 인포테인먼트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인포테인먼트용 장치뿐만 아니라 차량용 전방카메라, 모터, 인버터 등 다양한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솔루션의 사업화를 추진하는 등 인포테인먼트사업과 관련해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LG전자 VS사업본부는 인포테인먼트장치와 증강현실 소프트웨어를 함께 패키지로 완성차회사에 공급해 왔다.
소프트웨어를 별개의 제품으로 사업화하면 장치는 자체개발하거나 다른 부품회사에서 조달하고 소프트웨어만을 원하는 완성차회사의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 전체 차원에서도 이스라엘 차량보안회사 사이벨럼의 인수를 추진하는 등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9월 지분 63.9%를 우선 취득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연말까지 최종 투자 지분율과 투자금액을 확정하기로 했다.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의 기능뿐만 아니라 보안성도 높여 고객사 신뢰를 얻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프랑스 르노그룹이 전기차 신모델 ‘메간E-테크’에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장치의 풀패키지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LG전자 인포테인먼트 하드웨어의 품질이 점차 인정받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하드웨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수요가 하드웨어 수요로, 하드웨어 수요가 다시 소프트웨어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 본부장은 인포테인먼트사업의 전문가다. 2018년 11월 임원인사를 통해 LG전자에 영입되기 전까지 17년 동안 세계 1위 자동차부품회사인 독일 보쉬에서 기술 및 영업마케팅 담당으로 일해 왔다.
그가 LG전자의 2022년도 임원인사에서 VS사업본부장에 오른 것도 VS사업본부의 스마트사업(인포테인먼트)부장으로 인포테인먼트사업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1일 LG전자는 스마트사업부 산하조직을 VS사업본부 직속조직으로 옮기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은 본부장의 인포테인먼트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며 “기술 및 설비투자에 조직 효율화, 우수인력 확보 등을 더해 내년 인포테인먼트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