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찬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 바깥에서 먹거리를 찾는 일에 더욱 속도를 붙이게 됐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 계열사들이 건물관리 일감을 외부업체에 개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에스원 리츠 건물관리 공략 강화, 노희찬 삼성계열사 일감 개방도 대비

▲ 에스원 로고. 


노 사장은 리츠 건물관리시장 공략을 확대하면서 원스톱서비스와 주주 참여라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26일 에스원에 따르면 노 사장은 올해 들어 기업의 대형건물뿐만 아니라 대학, 아파트 등 중소형건물을 보유 및 관리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건물관리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공략대상은 리츠시장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해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건물 주인이 투자자들의 집합이라는 사업 특성상 별도의 관리주체가 필요하다.

노 사장은 에스원이 임대 등 건물자산관리(PM)와 건물시설관리(FM) 두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건물관리에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리츠에 소액이지만 지분을 투자해 에스원이 같은 주주로서 리츠에 참여하는 전략도 함께 펴고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리츠를 운영하는 펀드나 기업들은 소통과 운영의 편의성을 위해 건물 임대부터 관리까지 한 회사가 다 관리해주는 것을 선호한다”며 “리츠 지분투자를 통해서는 주주로서 건물관리에 책임의식이 있다는 것을 고객에 보여줄 수 있고 리츠 배당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츠 건물관리시장 공략에는 에스원의 통합 보안플랫폼 ‘블루스캔’도 힘을 보태는 것으로 파악된다.

블루스캔은 에스원이 9월 출시한 플랫폼으로 에스원의 ‘본업’인 물리보안뿐만 아니라 건물의 무인 관리기능도 충실하게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블루스캔은 건물의 주요 설비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센서를 통해 원격으로 이상을 확인하고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냉·난방기나 조명설비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블루스캔과 같은 무인 플랫폼을 통해 건물을 관리하면 인건비가 감소해 리츠 투자자의 수익이 그만큼 커진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시장의 활성화는 에스원과 같은 건물관리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며 “기업형 건물관리서비스를 향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에스원 건물관리사업이 수혜를 볼 것이다”고 내다봤다.

노 사장은 앞으로 삼성 바깥에서 에스원 건물관리사업의 일감을 찾는 데 더욱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원은 그동안 100% 자회사 휴먼티에스에스와 함께 삼성계열사들의 보안 및 건물관리일감을 수의계약으로 맡아 왔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사업장 건물관리 일감 일부를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 일감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건물관리 일감의 일부를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며 “현재 공고를 내고 사업자 입찰을 준비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물론 에스원 건물관리사업의 매출이 모두 삼성계열사들과에 내부거래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에스원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삼성계열사 수의계약 일감을 외부업체에 무조건 내주게 되는 것도 아니다.

보안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다른 삼성 계열사들도 건물관리 일감을 외부에 차차 개방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앞서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 정보공개’에 따르면 휴먼티에스에스를 포함한 삼성계열사 7개가 내부거래 비중 100%인 계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삼성에서는 그동안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단계적으로 외부업체에 개방하고 있다. 건물관리 일감도 차차 개방될 것이라는 시선은 여기에 기반을 둔다.

에스원의 전체 연결기준 매출에서 건물관리사업의 비중은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26.1%로 작지 않다.

노 사장은 에스원 건물관리사업이 삼성 바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일찍부터 준비해왔다.

에스원은 지난 1월 물리보안사업과 건물관리사업의 조직을 합쳐 에스원이 보유한 각종 보안기능과 건물관리 플랫폼기술을 결합한 통합플랫폼의 개발 계획을 세웠다. 블루스캔은 그 성과물이다.

당시 노 사장은 에스원의 조직개편 이후 사업계획으로 “인공지능, 생체인증, 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등 에스원이 보유한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