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캄보디아 현지 상업은행 설립을 앞두고 비대면채널 고도화에 나선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비대면채널을 강화해 캄보디아 상업은행시장 공략에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법인 WB파이낸스가 비대면채널인 WB원(WON)모바일의 금융서비스를 확장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WB원모바일에 제휴사 연계 결제서비스 및 비대면계좌 개설 등 기능을 추가하는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내년 1월 캄보디아에 상업은행을 설립해 '캄보디아 톱3'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014년 현지 여신전문회사를 인수해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2018년 현지 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해 'WB파이낸스'로 합병했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 WB파이낸스를 상업은행인 '우리은행캄보디아'로 정식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캄보디아는 금융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제도권 금융 이용자가 적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은행부문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캄보디아 전체 은행자산은 503억 달러로 2019년보다 14.7% 늘었다.
캄보디아는 2020년 말 기준 상업은행이 51개나 존재해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한국계 상업은행도 부영크메르은행, DGB은행, 국민은행, 프놈펜상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이미 진출해있다. 진출시기로 보면 우리은행은 캄보디아 상업은행시장에서 후발주자다.
다만 캄보디아는 상업은행권의 경쟁이 과열된 만큼 아직 뚜렷한 리딩뱅크가 나타나진 않았다. 캄보디아 상업은행 5위권 안에 오른 한국계 은행은 아직 없다.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 상업은행 현황을 보면 카나디아은행, 에이스레다은행, 에이비에이은행이 전체 자산규모의 14.2%, 12.7%, 12.2% 비중을 차지해 1~3위 상업은행에 올라있다.
금융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분산돼 있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우리은행이 후발주자지만 톱3 은행으로 성장할 기회는 충분한 셈이다.
권 행장은 모바일뱅킹을 고도화해 캄보디아 상업은행시장 공략에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시장 공략은 모바일뱅킹 경쟁력에서 갈릴 가능성 높다.
캄보디아 인구밀도는 우리나라 인구밀도의 5분의1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국토 면적은 넓지만 인구 수는 적다. 대면영업을 위한 운영비용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모바일 보급률은 100%를 넘어섰다. 인구 1인당 1대 이상의 모바일기기를 보유하고 있어 모바일채널을 통한 영업이 훨씬 유리한 셈이다.
앞서 WB파이낸스는 2020년 말 비대면 중심의 소매금융사업 강화를 위해 모바일뱅킹앱 WB원모바일을 출시했다. 청구서 관리, 자금이체, 잔액 확인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고도화를 통해 비대면 계좌 개설기능이 추가되면 영업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인구의 계좌 개설율은 20%대로 무척 낮다.
우리은행은 22일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WB파이낸스의 상업은행 본인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대출 및 예금한도 확대,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뱅킹서비스 제공 등 현지고객에게 더욱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권 행장은 상업은행 본인가를 획득하고 "WB파이낸스는 2022년 1월 우리은행캄보디아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 '캄보디아 톱3' 은행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