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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 마이데이터 각축전, 자산관리 키우거나 데이터 빼앗기거나

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 2021-1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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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시장이 내년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대형증권사들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를 포함한 데이터산업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권사들로서는 자산관리(WM) 경쟁력을 키울 기회이자 핵심 경쟁력인 고객정보 데이터를 뺏길 위기이기도 하다.  
 
대형증권사 마이데이터 각축전, 자산관리 키우거나 데이터 빼앗기거나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로고.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12월1일부터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월까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다.

여기에 11월12일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본허가를 받으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이란 고객의 동의를 받아 제3기업으로부터 해당 고객의 금융데이터를 제공받은 뒤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증권사들은 비대면으로 투자자문, 투자일임 등 초개인화된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산관리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서비스를 내놓는 데 가장 앞서고 있는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로 여겨진다.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은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마쳐야 하는 기능적합성 심사와 보안취약점 점검을 모두 마쳤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미래에셋증권은 11월 중 보안 취약점 점검을 끝내고 12월1일에 맞춰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NH투자증권은 12월1일로 예정된 마이데이터서비스 시작에 맞춰 금융 및 비금융 자산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통합자산조회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원하는 금융정보와 금융 이벤트를 알려주고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금융 알리미서비스' 및 보유한 투자상품 성과를 분석하고 진단해주는 '투자성과 리포트서비스' 등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마이데이터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18일 통과했다. 앞으로 남은 절차를 완료한 뒤 2022년 초 별도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을 세워 일정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NH투자증권과 함께 다소 늦게 11월 본허가를 획득한 KB증권은 내년 초 마블앱을 통해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별도로 전용 앱도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 혹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공개할 계획도 세워놨다. 

이 밖에 예비허가까지 받아놓은 증권사들도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앞서 본허가를 받은 증권사들보다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만큼 본허가를 받자마자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증권사는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있다. 

대형증권사들이 이처럼 마이데이터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마이데이터를 포함한 데이터산업의 시장 성장성이 매우 기대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 3월 발표한 '2020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규모는 19조2736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데이터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2018~2020년 3개년 동안 11.3%인데 이런 추세로 성장한다면 2026년까지 데이터산업 시장은 36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연구원에서 6월 내놓은 '금융 마이데이터 도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든 산업의 매출 증감률은 2010~2019년 기준으로 연평균 3.9%인데 반해 데이터산업은 연평균 증가율 7.5%로 나타났다. 데이터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사업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핵심 경쟁력을 빼앗길 수 있는 위기이기도 하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인 개인이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함으로써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건강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보주체인 개인이 요청하면 기업은 보유한 개인데이터를 제3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개인고객들의 선택을 받은 증권사는 그들이 들고 있는 고객데이터에 더해 제3자가 보유한 데이터를 확보해 더욱 광범위하고 커스터마이징(생산자나 수공업자가 손님들이 청하는 것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 주는 일종의 맞춤 제작 서비스)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산관리(WM)부문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개인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증권사들은 그들이 들고 있는 고객데이터를 경쟁자에게 빼앗겨 경쟁력을 잃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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