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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 |
“올해 가을까지 갤럭시S5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모델은 없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 후 갤럭시S5 후속모델 출시설을 일축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신 사장은 불과 3개월 만에 이 말을 번복하고 신제품을 내놨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에 따른 실적부진 우려를 씻기 위한 승부수가 절박한 까닭이다.
삼성전자가 19일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선보였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는 그동안 업계에서 갤럭시S5 프라임으로 불리던 제품으로 SK텔레콤을 통해 가장 먼저 출시됐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는 기존의 갤럭시S5보다 하드웨어 성능이 크게 강화됐다. 플래그십(flagship) 모델로로 인기를 끌 것이란 평가가 많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화면이다. 이 제품은 갤럭시S5보다 2배, 일반 HD화면보다 4배 더 선명한 쿼드HD(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01대신 805를 달았다. 램은 2GB에서 3GB로 높였다. 제품명처럼 일반 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도 지원한다.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지면서 출고가는 갤럭시S5보다 7만 원 정도 올랐다. 책정가는 94만500원이다.
신 사장이 약속을 깨고 후속 모델을 출시한 것은 갤럭시S5 판매가 기대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사장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갤럭시S5가 11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고를 빼면 실제 판매량은 이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출시 후 1개월 동안 전작인 갤럭시S4가 750만 대나 팔린 반면 갤럭시S5는 470만 대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정체기에 있는 스마트폰 업황을 고려할 때 갤럭시S5가 갤럭시S4보다 많이 팔릴 가능성은 적다”고 19일 말했다.
갤럭시S5 판매가 부진한 이유로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지는 점이 꼽힌다.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에서 갤럭시S5를 공개했을 때 외신들은 삼성전자 제품답지 않다고 평가했다. 항상 최고와 최신의 하드웨어를 장착했던 전작과 비교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신제품이 하드웨어 성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신 사장은 이번 신제품을 성공시켜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를 없애야 할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 부진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조 원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2년 3분기부터 이어진 기록행진이 끝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5개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계속해서 낮추고 있다. 6개월 전 영업이익 예상치는 10조3천억 원을 넘었지만 19일 현재 8조8500억 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이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IM부문은 삼성전자 실적의 60%를 담당하는 핵심사업부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당초 8300만 대로 예상됐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7700만 대에 머물 것이며 점유율은 1분기보다 4% 하락한 30%를 기록할 것”이라며 “6조 원을 넘기던 IM사업부의 분기 영업이익은 5조 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부진을 예상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의 출하는 양호하지만 많은 유통재고 때문에 2분기 영업이익은 블룸버그의 전망치를 10.6% 하회하는 7조9300억 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8% 떨어진 132만3천 원으로 마감했다. 128만5천 원을 기록한 3월26일 이후 최저치다.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 200조 원도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