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원 현대자동차 UAM사업부장 겸 슈퍼널 CEO(최고경영자) 사장이 모두를 위한 이동수단을 목표로 내걸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개발한다.

신 사장은 현대차의 도심항공모빌리티 상용화시기가 경쟁업체보다 다소 늦지만 직접 기체를 개발하고 단단한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도심항공모빌리티시장의 주도권을 쥘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Who]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주도권 쥔다, 신재원 모두를 위해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사업부장 겸 슈퍼널 CEO 사장.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신 사장은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코로나19에도 주요 거점으로 삼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인원충원과 함께 지속해서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내 도심항공모빌리티 독립법인 이름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하고 공식 출범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에 흩어져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조직을 서울 용산구 원효로 현대차 사옥으로 통합해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도심항공모빌리티 전문 연구시설도 새로 구축한다.

현재 현대차의 도심항공모빌리사업은 한국과 미국 모두 신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신 사장은 현대차 UAM사업부장뿐 아니라 최근 슈퍼널 초대 CEO에도 오르며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

도심항공모빌리티는 수직으로 이착륙하며 도심 500m 아래 상공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 중소형비행체와 서비스를 뜻하는데 도심 교통체증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미래 교통수단으로 여겨진다.

신 사장은 도심항공모빌리티가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인만큼 사업에 속도를 내기보다 방향성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 상용화 시기를 2028년으로 잡았다. 기체를 직접 개발하는 만큼 경쟁업체보다 상용화 목표시기가 3년가량 늦지만 신 사장은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 사장은 최근 현대차그룹 유튜브에 올린 인터뷰에서 “경쟁업체들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들이 개발하는 기체는 이미 몇 년 전 기술일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는 미래 배터리를 가정하고 기체를 개발하는 등 앞선 기술로 도심항공모빌리티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기체를 개발하는 만큼 사업의 앞길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장 안전한 기체로 적합한 시기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우디, 포르쉐, 벤츠 등 많은 완성차브랜드들이 도심항공모빌리티에 진출하고 있지만 모두 스타트업에 투자할 뿐 자체적으로 기체를 개발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완성차업체는 세계에서 현대차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Who]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주도권 쥔다, 신재원 모두를 위해

신재원 사장이 현대차그룹이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에서 지닌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쳐>


신 사장은 항공업체들과 스타트업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결국 완성차업체가 주도권을 쥘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심항공모빌리티의 핵심기술은 전동화와 자율주행인데 항공산업과 자동차산업을 비교해보면 자동차 쪽이 전동화와 자율주행기술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며 “도심항공모빌리티 역시 향후 대량생산 될 텐데 이런 노하우도 자동차산업이 항공산업에 앞선다”고 말했다.

신 사장이 경쟁업체보다 도심항공모빌리티 상용화 목표시점을 늦게 잡은 것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현대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는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인 만큼 안전성과 관련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대차는 시장 초기 불안감이 다소 해소된 뒤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시장 초기 경쟁업체의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사전 형성된 인프라를 누리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신 사장은 기체 개발뿐 아니라 단단한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싣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은 단순 기체 개발뿐 아니라 관제, 통신, 승강장 등 여러 산업이 융합돼야 하는 만큼 어떤 협력업체와 협업해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는지도 중요하다.

신 사장은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KT, 대한항공, 현대건설과 도심항공모빌리티산업 활성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KT, 대한항공, 현대건설은 각 산업을 대표하는 국내기업으로 향후 현대차의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오늘Who]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주도권 쥔다, 신재원 모두를 위해

▲ 슈퍼널 광고영상. <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쳐>


신 사장은 궁극적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를 일부 부유층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모두를 향한 이동수단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신 사장은 최근 공개된 슈퍼널 첫 번째 기업광고에 직접 출연해 “슈퍼널은 특권을 지닌 소수를 위하지 않는다”며 “슈퍼널은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모빌리티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목표 요금도 택시요금보다 20~30% 가량 비싼 수준으로 잡았다.

슈퍼널 첫 기업광고는 이렇게 끝난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있다. 우리가 미래를 만드니까. (We know the future. because we make it.)”

신 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30년가량 일하며 동양인 최초로 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까지 지냈는데 2019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미국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은 국장과 부국장 아래 ‘서열 3위’로 차관급 고위공무원으로 여겨지는데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신 사장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