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자리를 지킬까?

황 사업부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뢰를 받는 인물로 코로나19 위기에도 롯데백화점의 실적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늘Who] 롯데백화점 대표 황범석 재신임받나, 대형화 럭셔리화 막중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롯데쇼핑의 사업구조 개편 움직임 속에서 황 사업부장이 재신임을 받아 롯데백화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책을 더 맡을지 주목된다.

16일 롯데그룹 안팎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이르면 다음주 중 실시할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통BU(비즈니스 유닛)의 판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에는 유통BU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놓일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쇼핑은 경쟁기업들과 달리 올해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쇄신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롯데백화점을 이끌고 있는 황범석 백화점사업부장에게 시선이 몰린다.

황 사업부장은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2022년 3월26일까지가 임기다. 임기 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기 임원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황 사업부장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을 맡고 있던 2019년 12월에 정기 인사를 통해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에 올랐다. 통상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은 사장 직급이 맡아왔으나 황 사업부장은 전무임에도 자리를 맡았다.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에 사장이 아닌 인물이 오른 것은 1980년 장성원 전 롯데백화점 대표 이후 약 40년 만이었다.

황 사업부장은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롯데쇼핑 이사회 구성원으로 합류했으며 2020년 11월 말 실시된 인사에서는 부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했다.

신동빈 회장의 신임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을 이끈 첫해에는 신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겨난 탓에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모두 부진했는데 롯데백화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2020년에 백화점사업부에서 매출 2조6550억 원, 영업이익 3280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5.2%, 영업이익은 36.9% 감소했다.

하지만 황 사업부장은 올해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의 실적반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는 2021년 1~3분기에 매출 2조530억 원, 영업이익 1430억 원을 냈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5% 늘었고 영업이익은 11.3% 줄었다.

롯데백화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 지출한 비용 600억 원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오히려 35% 넘게 늘었다.

롯데쇼핑 내 다른 사업부와 비교할 때 롯데백화점의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1~3분기 할인점사업부(롯데마트)와 슈퍼사업부(롯데슈퍼), 이커머스사업부(롯데온)의 매출은 2020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8%, 18.2%, 25.3% 감소했다.

영업수지 측면에서도 할인점사업부와 이커머스사업부는 적자를 지속했다. 슈퍼사업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실적만 놓고 보면 신 회장이 황 사업부장을 재신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성과를 제외하고라도 황 사업부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황 사업부장은 롯데쇼핑이 최근 출범시킨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롯데쇼핑 ESG위원회는 3명 이상으로 구성되며 위원의 3분의2 이상은 사외이사로 채울 것을 규정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3명만으로 ESG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사실상 롯데쇼핑 사내이사 1명만 갈 수 있는 자리에 황 사업부장이 들어간 것이다.

황 사업부장의 거취에 변화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러한 위원회 구성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 사업부장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자리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롯데백화점의 경쟁력 회복이라는 과제를 풀어내는 데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롯데백화점 대표 황범석 재신임받나, 대형화 럭셔리화 막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황 사업부장은 4일 진행된 롯데쇼핑 3분기 실적발표 때 직접 2022년 백화점사업부 전략을 발표하면서 “롯데백화점은 대형화와 럭셔리화라는 트렌드 대응에 미흡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미래전략으로 △주력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 리뉴얼(재단장) △부진 점포의 다양한 엑시트(투자회수) 전략 추진 △새로운 모델의 대형점포 지속개발 등을 제시하며 롯데백화점을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복합형 쇼핑몰인 롯데몰의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15일 롯데인천개발과 롯데타운동탄, 롯데송도쇼핑타운, 롯데쇼핑타운대구 등을 소규모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열사들은 모두 롯데쇼핑의 100% 자회사로 각 지역에서 롯데몰의 개발과 운영을 준비하던 회사였다. 롯데쇼핑이 이들을 흡수한 것은 앞으로 본사 차원에서 백화점사업 점포 출점 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사업부장이 3분기 말 기준으로 이런 계열사 가운데 롯데쇼핑타운대구를 제외한 3개 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모두 겸임하고 있었던 만큼 앞으로 복합몰사업까지 두루 챙겨 백화점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수 있다.

황 사업부장은 1965년 태어나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롯데백화점 입사 후 영업부문에 배치됐다. 이후 롯데백화점 안에서 상품총괄팀장, MD전략팀장, NF(뉴포맷)부문장, 신규사업부문 CP프로젝트팀, 여성패션부문장 등을 거쳤다.

2015년 롯데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본부장과 상품본부장 등을 맡다가 2020년 1월 롯데백화점으로 복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