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부진에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실적을 방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미세공정기술에서 삼성전자보다 뒤쳐져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효과를 크게 거두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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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SK하이닉스 주가는 7일 전일보다 2.18% 떨어진 2만6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1월18일 주가(2만5800원)에 근접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내놓을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을 하향조정한다”며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D램 공급량이 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오히려 재고가 더 늘고 가격도 하락했다는 것은 수요가 극히 부진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거둘 영업이익 전망치를 14.3% 낮춰 5493억 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에서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부진에 따른 수익 악화를 방어해낸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을 분석했을 때 반도체부문에서 영업이익 2조6천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전망치보다 4천억 원가량 높은 것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약세에도 불구하고 D램에서 20나노 공정전환이 원활히 전개되고 3D낸드 기술이 더 향상되는 등 원가개선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회사가 메모리반도체 업황부진이라는 같은 상황에 처해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기술력이 뒤쳐져 1분기 실적이 더 부진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기술에서 앞서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경쟁업체들보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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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공정기술에서 1년 이상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아직 20나노 D램 미세공정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반면 삼성전자는 20나노 D램 공정의 비중이 70%를 넘어섰고 18나노 D램 양산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3D낸드 양산을 개시하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최근 3D낸드 양산단계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불황의 여파를 삼성전자보다 더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올해 실적은 더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