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11-14 14: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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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휴비츠 대표이사가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을 내다보고 금융부문 자회사 에이치에스파트너스를 세웠는데 인수합병 계획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칼집 속의 칼'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휴비츠는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에이치에스파트너스는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 김현수 휴비츠 대표이사.
14일 휴비츠 사업보고서를 보면 금융투자 및 컨설팅 전문 자회사 에이치에스파트너스가 휴비츠 전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휴비츠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4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26.3% 늘어 역대 최대 매출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7% 늘어난 44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별도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모든 곳에서 이익이 난 것은 아니다.
현재 휴비츠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중국 법인 상하이휴비츠와 에이치에스파트너스 2곳으로 나뉜다. 상하이휴비츠는 3분기 누적기준 순이익 5억 원을 거뒀다. 반면 에이치에스파트너스는 같은 기간 순손실 36억 원을 냈다.
1~3분기 휴비츠의 별도 순이익은 134억 원이다. 여기에 자회사의 실적을 가감한 연결 순이익은 103억 원으로 감소한다.
에이치에스파트너스가 현재 휴비츠에서 차지하는 매출(금융업)비중은 2.8% 수준인데 수익성 면에서는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에이치에스파트너스는 2018년 4월 휴비츠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2018년과 2019년 연간 적자를 낸 뒤 2020년에는 순이익 35억 원을 거뒀다. 올해는 다시 연간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에스파트너스의 사업은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휴비츠에 따르면 금융 전문가들을 운용역으로 섭외해 에이치에스파트너스의 모든 판단을 맡기고 있다.
김현수 대표가 에이치에스파트너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휴비츠는 안경점과 안과 등에서 쓰이는 의료용 검안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금융 자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언뜻 많지 않아 보인다.
휴비츠 측은 에이치에스파트너스의 존재 목적을 두고 앞으로 휴비츠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 등을 추진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휴비츠 관계자는 “5~10년 후를 봤을 때 의료기기 및 바이오업체를 대상으로 시리즈A, 엔젤투자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법인을 갖추고자 했다”며 “향후 에이치에스파트너스의 자본금이 늘어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분투자 또는 인수합병 등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휴비츠를 설립한 김현수 대표는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다. 당장 에이치에스파트너스의 수익성이 부진해도 향후 역할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다.
휴비츠는 당초 의료용 검안기만을 주력으로 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시력진단기와 렌즈가공기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일본 광학기기업체 베르노기연 지분을 인수하며 광학현미경사업에 뛰어들었다.
▲ 휴비츠의 산업용 검사장비. <휴비츠>
최근에는 산업용 검사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9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 참가해 광학단층 영상기술(OCT)을 적용한 검사장비 신제품을 선보였다.
휴비츠는 이 장비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비츠의 3분기 별도기준 매출구조는 렌즈가공기 27%, 안과용진단기 22%, 자동검안기 21%, 리플렉터 14%, 자동렌즈미터 7% 등으로 나뉘는데 머지않아 산업용 장비가 새로운 핵심 품목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금융 자회사 에이치에스파트너스가 인수합병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하면 김 대표의 신사업 전략이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은 미래형이라는 점이 문제다.
휴비츠 관계자는 “휴비츠는 상장사 중에서는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해 향후 성장하는 과정에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재 인수합병 관련 투자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