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수소사업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7월 수소사업 장기적 청사진을 내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그린수소 도입 추진에 이어 수소탱크 생산도 가시화하며 사업 진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 수소탱크 생산 임박, 김교현 수소 활용 생산 유통 앞으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12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김 사장은 현재 건설하고 있는 수소탱크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공정설비를 통해 내년 첫 수소탱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수소탱크는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이다. 고압수소를 저장해 수소연료전지에서 전기를 만드는 ‘스택’으로 수소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수소 탱크 파일럿 공정설비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 파일럿 설비를 통해 수소탱크 5천 개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 10만 개, 2030년 50만 개의 양산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본격적 수소차대에 대비해 시장 진입기반 확보를 위한 수소탱크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용량의 수소탱크를 개발해 상용차, 드론 등으로 수요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탱크를 대량생산할 때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제작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소탱크 제작방식은 탄소섬유를 감는(Winding) 공정에 따라 ‘습식 와인딩(Wet winding)’과 ‘건식 와인딩(Dry winding)’으로 나뉜다. 롯데케미칼은 건식 와인딩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건식 와인딩은 습식 와인딩과 비교해 고속성형이 가능해 생산속도는 빠르지만 생산단가가 비싸다는 특성이 있다.

롯데케미칼의 건식 와인딩은 앞으로 수소차시장이 커져 대량생산체제가 필요하게 되면 생산속도가 빠른 장점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단가 하락으로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소탱크는 수소차에 적용하기 위한 관련 국제인증을 받으면 정식 상용화가 가능한데 롯데케미칼은 유럽 등에서 국제인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수소탱크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탱크사업은 자동차업체를 확실한 고객사로 확보해야 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다만 수소탱크를 생산하는 공정은 ‘하이테크(High Tech)’ 기술로 분류돼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된다”고 바라봤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가운데 하나인 ‘고속 필라멘트 와인딩공법을 이용한 수소차용 수소저장용기 제조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하며 수소탱크 생산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파일럿 설비로 가시적 성과를 거둘 채비를 갖추게 된 셈이다.

수소탱크 양산은 김교현 사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롯데케미칼 수소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 안에서 수소 '활용'분야의 한 축을 담당한다.

김 사장은 롯데그룹 화학BU(비즈니스유닛)장도 겸하고 있는데 수소탱크 파일럿 공정설비 구축을 추진하며 “계열사 사이 적극적 협력을 통해 수소사업 로드맵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 사장은 7월 2030년까지 4조4천억 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 유통, 활용에 이르는 롯데케미칼 중장기 수소사업 청사진을 내놨다.

김 사장은 큰 그림을 공식적으로 그린 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롯데케미칼 수소사업 여러 분야에서 구체화한 계획을 실현하며 사업추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 수소도입을 통해 수소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10월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와 말레이시아 사라왁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해 국내에 도입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해외 그린수소 도입 배경을 놓고 “국내는 신재생에너지 비용이 비싸 경쟁력 있는 그린수소 생산이 어렵다”며 “해외 지역의 그린수소를 생산해 암모니아 형태로 운반해 국내에 공급하는 모델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다른 해외 지역에서도 그린수소를 생산해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유통’ 분야에서는 대표적으로 SK가스와 합작회사 설립을 기획하며 수소충전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SK가스가 보유한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를 활용해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를 구축한 뒤 이를 2030년까지 200개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세워뒀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2030년 수소사업에서 매출 3조 원을 올리기 위한 첫 과정으로 수소탱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수소탱크사업은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춰 다양한 전방수요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