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위주의 체질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본확충이 이뤄지면 건전성 개선은 물론 디지털 전환 추진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 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8일 생명보험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지원사격이 있어야 한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필요가 큰 데 하나생명은 실적 개선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생명은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은행과 비은행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었다. 반면 하나생명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22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8% 감소했다.
하나생명은 다른 생명보험사와 비교해 재무건전성도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하나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6월 말 기준으로 173%로 국내 24곳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뒤에서 세 번째로 낮다.
국내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추려면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6월 내놓은 ‘보험사 2021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 보고서에서 “보험사들은 제도 변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 자산 만기 확대 등을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전까지는 보험사 자본확충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생명을 지원할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자본력이 충분한데도 올해 들어 신종자본증권,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자본력을 더 키우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9월 말 기준 16.58%(추정)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을 보인다. 다른 금융지주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KB금융 16.11%, 신한금융 16.50%, 우리금융 13.4% 등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강화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계속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다음 차례로 하나생명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 하나금융투자에 5천억 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500억 원을 추가로 출자했고 7월에는 하나캐피탈에 2천억 원, 하나저축은행에 1천억 원의 자본을 더 투입했다.
하나생명이 지주에서 자본확충 지원을 받는다면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디지털혁신과 신사업 추진 등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생명은 아직 보험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으로 보장성보험 강화와 디지털 역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하나생명은 보험대리점(GA)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지 않아 사실상 전속설계사도 두지 않고 있는 만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