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전 회장이 타계했다. 임 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6%(2307만6985주)를 들고 있었는데 직계가족들이 대부분을 상속했다. 상속은 올해 3월 마무리됐다.
상속분을 보면 임 전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699만여 주를 상속했다.
임 전 회장의 자녀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겸 한미약품 BD총괄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글로벌전략HRD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경영기획CIO 사장은 각각 355만여 주씩 가져갔다. 나머지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등 한미약품그룹 산하 공익재단이 수증했다.
상속 당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는 모두 5천억 원가량으로 추산됐다. 오너일가는 이를 연부연납으로 납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한미약품그룹에서 받는 보수와 배당만으로는 상속세 부담을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너일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송영숙 회장 11.65%, 임종윤 사장 8.53%, 임주현 사장 8.82%, 임종훈 사장 8.41% 등으로 파악된다.
송 회장 지분을 기준으로 이전과 같이 주당 200원 배당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한 해 배당금은 16억 원에 그친다. 지분율이 더 낮은 임종윤 임종훈 임주현 사장은 더 적은 배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너일가가 한미약품그룹으로부터 받는 보수도 상속세에 비하면 많다고 보기 어렵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한미약품 사내이사를 겸한다. 임주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이자 한미약품 미등기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임종훈 사장은 한미약품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사업보고서에 보수 5억 원 이상인 임원의 개인별 보수현황을 공개하는데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지난해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의 연간 보수가 5억 원 미만이라는 뜻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양쪽에서 일하는 임종윤 사장도 연간 보수총합이 10억 원 안팎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에서 5억8300만 원을 받았지만 한미약품에서는 보수 5억 원 이상을 받지 못했다.
▲ 왼쪽부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겸 한미약품 BD총괄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글로벌전략HRD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경영기획CIO 사장.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회장이지만 연간 보수가 5억 원 미만이었다. 한미약품 회장으로서 받는 보수는 타계한 임 전 회장보다 적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임 전 회장은 2019년 한미약품으로부터 8억7700만 원을 수령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쪽에서 보면 임 전 회장의 지분 상속분에 관한 상속세 이외에 앞으로 추가로 상속세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송 회장의 지분 11.65%도 언젠가는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 등 다음 세대로 상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오너일가 지배력이 높은 한미사이언스가 올해 지분 상속을 기점으로 주주환원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모두 66.28%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