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인 이른바 ‘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되면서 유통업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정책 변화가 맞물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천여 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11월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유통

▲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백화점업계는 이미 다양한 오프라인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집객행사를 자제해왔는데 위드 코로나로 활기를 되찾은 고객들의 소비 심리를 붙잡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커머스기업들도 대목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특히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등 굵직한 글로벌 쇼핑축제도 앞두고 있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수요 공략에 잰걸을 내딛고 있다.

통상 11월은 쇼핑시즌으로 꼽힌다. 글로벌 쇼핑축제와 각종 할인행사 등의 영향으로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역대 최대 거래액을 달성하는 때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해마다 평균 20%가량 늘어나는 등 월별 기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0년 11월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631억 원으로 2019년보다 17.2% 늘고,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0조2598억 원으로 21.9% 증가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그동안 억눌렸던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소비심리 변화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신세계 이마트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인수를 승인했다.

대금 납부 등의 향후 절차가 남아 있지만 미국 이베이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이베이도 매각 작업이 규제당국의 승인 결과에 따라 연말이나 내년 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 1조7천여억 원 회사채 발행, 서울 성수동 본사사옥 매각 등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인수대금 3조4404억 원을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그룹의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의 점유율은 SSG닷컴 3%와 이베이코리아 12%를 더해 15% 수준이 된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시장에서 네이버쇼핑(17%)에 이어 2위 자리에 오르면서 쿠팡(13%)과 함께 3강체제를 공고히 하게 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당분간 지금처럼 G마켓과 옥션, G9 등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인력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그룹은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이 신선식품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고 이베이코리아는 비식품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약 50%를 차지하며 온라인으로 사업 중심축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 

롯데그룹이 이르면 11월에 진행할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통BU(비즈니스 유닛)의 판을 흔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정기 임원인사 때 유통BU에서는 대체로 기존 인물들이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는 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대적 인적쇄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조직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가 유통BU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핵심조직인데 최근 임직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조직쇄신의 필요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BU는 롯데그룹의 핵심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온(e커머스)를 직속 사업부로 둔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을 운영하는 우리홈쇼핑,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등이 모두 롯데그룹 유통BU 소속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모든 계열사에서 임원인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각 계열사는 인사평가를 마친 뒤 결과를 롯데지주에 보내는 만큼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 CJ 

CJ그룹이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치유),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등을 4대 성장엔진으로 꼽고 이를 육성하기 위해 2023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조직 내 유·무형 역량을 집중하고 최고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일터를 만들어 '제3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CJ그룹은 특히 브랜드와 미래형 혁신기술, 인공지능(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인공지능 중심 디지털 전환에 4조3천억 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트렌드 리딩력, 기술력, 마케팅 등에서 초격차 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할 계획을 세웠다.

이런 중기 비전에 따라 이 회장은 CJ그룹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인수합병(M&A) 본능을 적극 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2018년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와 미국 물류업체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하며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을 세계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 바 있다. 

또한 중기 비전에서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파격적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이 내년에 진행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나설지 주목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은 지난해 3차례나 입찰이 유찰된 바 있지만 올해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입찰이 재개되면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은 2022년 여름쯤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여객터미널의 기존 면세점 운영권은 2023년 1월 만료되는데 이에 앞서 통상 8개월 전에는 입찰 절차가 진행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다면 후발주자로서 단번에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 등 면세업계의 3강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다만 면세점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행보를 보면 인체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다소 소극적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10월에 연달아 진행된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의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이 맞붙었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어떤 입찰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도 전에 코로나19 사태와 마주했다. 2020년에 낸 영업손실은 656억 원으로 2018년(419억 원), 2019년(741억 원)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적자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흑자전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영업손실 112억 원을 냈지만 2분기에는 적자가 77억 원으로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