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과 KTB투자증권이 대형증권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ESG경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이 ESG경영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두 증권사는 올해 ESG 통합등급을 끌어올리는 등 ESG경영의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 SK증권(위)와 KTB투자증권(아래) 로고. |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1조 원 이하 증권사 가운데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이 ESG경영이 두드러진다.
SK증권은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면서 ESG경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와 함께 탄소배출권 거래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SK증권은 6월 기후금융본부와 ESG금융본부로 구성된 ESG부문을 새롭게 출범했다. 기후금융본부는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이며 ESG금융본부는 신재생에너지, ESG채권 등 녹색금융사업과 관련된 부서로 ESG부문 출범과 함께 새롭게 신설된 부서다.
SK증권은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발급하는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등 일찌감치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에 발을 들였다.
뿐만 아니라 ESG채권 발급에도 힘쓰고 있다. 2018년 5월 국내 최초 원화 ESG채권인 산업은행 녹색채권을 시작으로 ESG채권 발행에 대표 주관사로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1500억 원 규모의 한국중부발전 ESG채권 발행 등을 주관하기도 했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5월 그룹 차원의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했으며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진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자기자본 1조 원 이하 증권사 가운데 KTB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만이 ESG관련 협의체를 설립했다. IBK투자증권의 ESG협의회는 최근 신설된 것임을 고려하면 KTB투자증권은 소형증권사들 사이에서 선제적 ESG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ESG와 관련된 정보들을 담은 투자 리포트도 발간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이 내놓는 기업분석 리포트를 보면 다른 증권사 리포트와 달리 'ESG페이지'가 별도로 구성돼있다.
ESG페이지에는 ESG 점수뿐만 아니라 ESG성과, ESG사건·사고, 경쟁사와의 ESG점수 비교 등 정보를 실어 투자자들이 ESG 관련 지표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놨다. 이렇게 리포트를 통해 기업별 ESG평가를 제공한 것은 KTB투자증권 리포트가 처음이다.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의 이러한 ESG행보는 투자자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일부 대형증권사들조차 ESG경영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은 ESG경영활동을 통해서 올해 ESG등급 끌어올리기에도 성공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 상장기업의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에 따르면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은 통합 B+등급을 받았다. SK증권은 2020년 통합 B등급이었는데 한 계단 상승했고 KTB투자증권은 C등급에서 두 계단 올랐다.
자기자본 1조 원 이하 증권사 가운데 통합등급 B+이상을 받은 증권사는 SK증권과 KTB투자증권뿐이었다.
다만 증권사라는 특성상 탈석탄을 통한 탄소저감 등의 형태로 직접적 성과를 낼 수 없어 환경(E)부문에서 낮은 등급을 부여받은 점은 아쉽다. 대형증권사들 위주로 발행되는 녹색채권 등을 통해 환경부문 등급을 끌어올릴 방법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사회(S), 지배구조(G)부문과 달리 환경부문에서만 C등급을 부여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