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 휴스턴 드롭박스 최고경영자(CEO)가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드롭박스는 온라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시장 1위 기업이다. 휴스턴 CEO는 최근 여러 개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하면서 기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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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 휴스턴 드롭박스 최고경영자(CEO) |
드롭박스는 오픈소스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 ‘파라스트럭처’를 최근 인수했다고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드롭박스와 파라스트럭처는 정확한 인수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관계자는 드롭박스가 최대 5천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휴스턴 CEO는 드롭박스의 기업 시장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파라스트럭처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전문가 중 일부는 휴스턴 CEO가 파라스트럭처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이용해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릴 것으로 봤다. 또 드롭박스 내 검색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고 예상했다.
휴스턴 CEO는 2007년 아라시 페르도시와 함께 드롭박스를 설립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2009년 10억 달러에 인수를 제의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러나 휴스턴 CEO는 “드롭박스를 더 큰 회사로 키우겠다”며 잡스의 제의를 거절했다.
그의 말대로 드롭박스는 2012년 사용자 1억 명을 넘기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약 3억 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휴스턴 CEO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참여한 투자자그룹에게 2억5천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블랙록 측은 드롭박스의 가치를 100억 달러로 봤다.
그러나 휴스턴 CEO는 개인 사용자에 비해 기업 고객 수가 적은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기업 고객은 훨씬 직접적인 수익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최근 기업 고객을 노린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말 델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여러 IT기업과 전방위적인 클라우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며 드롭박스의 서비스 영역을 늘렸다.
드롭박스는 지난 3월 기업용 채팅 프로그램 개발사인 ‘쥴립’을 인수했다. 연이어 4월 사진 공유 및 관리 서비스 회사 ‘룸’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같은 문서를 이용하게 하는 앱 ‘핵패드’를 사들였다. 이달 초에는 파일과 링크 등 여러 메시지를 사람들이 주고받게 하는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드롭톡’을 인수했다.
드롭박스가 인수한 회사들의 서비스는 모두 기업에서 주로 쓰는 기능이다. 휴스턴 CEO는 이를 활용해 기업 고객을 위한 협업 플랫폼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여러 사용자가 문서를 공유하고 수정할 수 있는 ‘프로젝트 하모니’를 곧 공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관계자는 휴스턴 CEO가 드롭박스를 증시에 상장해 대량의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도 봤다. 그러나 그는 “언젠가는 기업공개(IPO)를 할 것이나 지금은 아니다”며 “현재는 인재 영입과 회사의 성장을 위한 기틀 다지기 및 정말 흥분할 만한 차기 제품 구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휴스턴 CEO는 지난 2월 모토로라모빌리티 최고경영자였던 데니스 우드사이드를 드롭박스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IT 관련 매체들은 휴스턴 CEO가 지난 2008년 페이스북이 대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시행했던 인사와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했다. 당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구글에 있던 셰릴 샌드버그를 COO로 임명했다. 큰 조직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끌어들여 기업 규모를 키우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휴스턴 CEO는 지난 4월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사외이사로 맞아들이면서 비판을 받았다. 그는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하려 한다”며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국제 인맥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영장 없는 도청’을 옹호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드롭박스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