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카카오페이를 금융 대장주에 올려 놓을 수 있을까?
카카오페이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로 장을 마감)'에 성공하면 금융 대장주에 오를 수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주 흥행이 예상된다.
애초 카카오페이 공모주 흥행을 놓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시선이 많았다.
앞서 두 차례나 상장이 미뤄지는 과정에서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심화되며 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었다. 정부가 금융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내외적 악재도 쏟아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카카오페이에 투자하려는 기관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카카오페이는 20일, 21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714대1을 보였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 1545곳이 참여했다.
이를 놓고
류영준 대표는 "많은 기관들이 카카오페이 비전에 공감해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금융 대장주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22일 기준 28조5535억 원이다.
앞서 카카오페이 공모가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통해 최상단인 9만 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1조7천억 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면 시가총액은 30조4천억 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 대장주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모두 카카오 계열사지만 카카오페이 상장을 통해 누가 진짜 금융 플랫폼사업을 이끌 기업인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금융 플랫폼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상호협업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 왔다.
두 기업이 지속해서 금융사업을 넓혀나가면 경쟁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카드 제휴, 증권계좌 제휴, 대출 연계 등 플랫폼 사업에는 겹치는 부분이 많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모두 금융 플랫폼사업이라는 새로운 금융사업 모델을 통해 기존 금융권보다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넘어선다면 금융 플랫폼사업에 관한 시장의 기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플랫폼 성장성 측면에서 카카오뱅크를 앞설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업을 본업으로 두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 플랫폼사업을 확장하는 구조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플랫폼을 기반에 두고 결제에서 시작해 송금, 증권 등 금융사업을 하나하나 추가하는 구조다.
카카오뱅크의 주력이 규제가 심한 은행인 만큼 금융 플랫폼사업 성장속도에서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소홀하고 지적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기존 10%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본업인 은행업에서 과제 해결이 시급한 만큼 당분간 금융 플랫폼사업에 눈길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반면
류영준 대표는 이르면 10월 안에 디지털손해보험사 본인가를 신청해 내년 초 보험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증권 분야도 모바일 주식거래시스템을 도입해 직접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류 대표는 “지금까지 탄탄하게 다져온 플랫폼 기반 위에서 사용자 중심의 금융 혁신, 다양한 금융기관 및 가맹점과 상생을 이끌어가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10월25일에서 10월2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하고 11월3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은 100% 균등배정 방식으로 진행돼 최소 청약기준인 20주에 관한 증거금 90만 원만 있으면 누구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