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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
롯데제과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길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16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한국 측 경제사절단으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참여했다고 17일 밝혔다. 김대표는 이번 경제사절단 가운데 식음료업체로는 유일한 기업인이다.
김 대표가 순방길에 따라나선 이유는 최근 롯데제과가 카자흐스탄 1위의 제과업체를 인수하는 등 중앙아시아 시장을 공략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해외 제과시장에서 미묘한 경쟁을 벌여온 만큼 롯데제과가 형님 회사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1월 카자흐스탄 1위 제과업체인 라하트를 인수했다. 라하트는 카자흐스탄 제과시장 10%를 차지한 시장점유율 1위의 업체다. 특히 초콜릿 시장점유율이 20%에 이를 만큼 초콜릿, 캔디, 비스킷류에서 경쟁력이 높다. 카자흐스탄 최대 경제도시 알마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제과는 라하트를 인수해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시장 확장에 힘써 왔다.
롯데가 새로운 제과시장으로 굳이 중앙아시아를 선택한 것은 일본롯데와의 해외 시장 충돌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동주 부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자 일본롯데 부사장이다. 신동빈 부회장의 형으로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창업자 겸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롯데를 물려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했다.
일본과 한국의 두 롯데 회사는 사업 초창기 합작 형식으로 동남아시아에 나란히 진출했다. 당시 일본롯데가 상표권과 기술력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롯데제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최근 롯데제과는 지분을 팔거나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합작법인으로부터 떨어져나왔다.
처음 해외에 진출할 때만해도 합작 법인의 주도권은 일본롯데가 가지고 있었다. 롯데제과는 일본롯데와 시장이 겹치지 않도록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만 했다. 롯데제과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시장 등을 대신할 새로운 시장으로 중앙아시아에 주목한 이유다.
롯데제과는 2004년 인도의 패리스, 2008년 벨기에의 길리안·베트남의 비비카, 2010년 파키스탄의 콜손,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라하트 등까지 현지 제과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일본롯데와는 다른 시장을 개척해 왔다. 또한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는 생산 공장을 설립해독자적인 시장 기반을 닦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과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 진출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일본롯데와 시장이 겹치지 않도록 하려면 중앙아시아 등의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제과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11.4%에 불과했던 해외매출은 2011년 13.9%, 2012년 14.6%로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올 1분기에는 19.4%로 높아져 2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