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글로벌 방산 10위 기업 도약'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회장은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에 이어 두산DST를 손에 넣으며 국내 방산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굳혔다.
한화그룹이 방산사업 분야를 확대하며 글로벌 방산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두산DST 인수로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 2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가 발표한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에서 53위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화테크윈을 인수하기 전인 2014년 매출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한화테크윈의 전신인 삼성테크윈은 이 순위에서 73위를 차지했다. 한화와 한화테크윈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24억4980만 달러로 순위가 38위까지 상승한다.
두산DST는 2014년 매출 6156억 원을 거뒀다. 두산DST 매출이 더해지면 전체 매출규모는 30억 달러에 육박하며 순위는 28위로 껑충 뛴다.
당장 올해 발표되는 순위에서 한화그룹은 지난해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방산산업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가도에 있는 점도 긍정적이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방산사업에서 4조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 방산부문이 1조1천억 원, 한화테크윈이 1조4천억 원, 한화탈레스가 9천억 원, 두산DST가 8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뿐만 아니라 사업내용으로 봐도 한화그룹은 종합 방산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손색이 없는 사업구조를 갖추게 된다.
한화그룹은 한화 방산부문에서 탄약과 정밀유도무기를 생산하고 있고 한화테크윈에서 자주포와 항공기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또 한화탈레스는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두산DST의 장갑차, 대공무기, 발사체, 항법장치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게 됐다.
신현우 한화테크윈 부사장은 “두산DST 인수는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각 분야별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제고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의 모태사업인 방산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하면서 “방산부문은 선대 회장님과 제가 취임 당시부터 열정을 쏟던 사업”이라며 “남다른 사명감으로 회사를 일류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테크윈이 올해 초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방산사업 확대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업계 1위에 오른 만큼 내실을 확충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김승연 회장은 한화테크윈의 두산DST 인수로 다시 한번 공격적인 몸집불리기에 나섰다. 한화테크윈고과 한화탈레스 인수금액 8232억 원에 두산DST 인수 예상금액 6950억 원을 더하면 한화그룹이 1년6개월 만에 방산분야 인수비용만 1조5천억 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이번 인수로 국내 방산업계는 한화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의 3각 구도가 굳어졌다. 당분간 이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한때 나돌았지만 한화테크윈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를 처분한데 이어 두산DST를 인수하게 되면서 그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하려면 지금까지 방산분야 인수에 사용한 자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수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두산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요주주가 잇따라 지분을 처분하면서 유력한 인수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매각작업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이 방산부문에서 우월한 지위를 구축하고 인수 계열사들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을 때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인수를 유보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그룹이 두산DST를 인수해도 글로벌 톱10과 매출 격차는 여전히 크다. 2014년 기준으로 글로벌 방산기업 톱10의 매출 규모는 10조 원 이상으로 올해 한화그룹의 방산 매출 예상치보다 2배가 넘는다.
글로벌 10위권을 노리는 한화그룹이 방산기업을 추가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