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유럽 가전시장에서 홈사물인터넷을 적용한 기업사이 거래(B2B)시장 확대 가능성에 올라탈 기회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가전시장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퍼런스 ‘라이프 언스토퍼블(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일상) 2021’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맞춤형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 라이프스타일TV, 폴더블 스마트폰 등 혁신제품이 소개됐는데 특히 비스포크 소개분량이 가장 많았다.
이재승 사장은 비스포크 브랜드 노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가전시장에선 선두권을 달리고 있으나 유럽시장에서 입지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일정 부분 차이는 있으나 삼성전자 가전은 유럽시장에서 품목별로 10위권 안팎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시장에서 비스포크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사항을 제공해 만족도를 높임으로서 성공을 거뒀다”며 “유럽 소비자는 가옥구조에 걸맞는 모듈화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비스포크로 삼성전자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빌트인(설치형)가전제품이 주로 판매된다.
빌트인가전제품은 가구업체와 가전업체가 협업해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일반가전보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사이 거래(B2B)로 안정적 매출을 낼 수 있으며 홈 사물인터넷(IoT)을 구축하는데도 이점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독일 밀레를 비롯한 현지 가전업체가 빌트인가전시장을 장악해 왔다.
이에 이 사장은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플랫폼 ‘삼성스마트싱스 허브’ 등 자체 사물인터넷기술을 앞세워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용자는 삼성스마트싱스 허브로 삼성 제품 이외에 다른 브랜드의 제품도 연결할 수 있다. 같은 통신규격만 사용한다면 간단한 조작 만으로 다른 브랜드 제품조차도 홈 사물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호환성이 좋은 장점으로 삼성전자가 유럽 홈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서 사물인터넷을 일상생활에 접목한 전략 제품들을 해마다 공개하는 등 유럽 가전시장에서 사물인터넷 기반 가전제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워왔다.
또 3월에 한국, 5월에 미국에서 각각 ‘비스포크홈 2021’ 행사를 진행한 뒤 유럽에서도 비스포크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북유럽을 시작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유럽 시장에 출시한 뒤 현재까지 40여 개 나라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전 고유기능이 중심인 유럽 가전시장에서 최근 사물인터넷을 적용에 서두르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유럽시장에서 확대되는 기업사이 거래시장에서 사물인터넷기술을 앞세워 삼성전자 비스포크 가전의 성장세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기업 사이 거래품목인 설치형 주방가전의 시장규모는 2020년 76억6800만 달러에서 연평균 6.1% 성장해 2027년 109억4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사장은 2020년 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에 올랐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최초의 사장 승진자로 비스포크를 앞세워 삼성전자 가전사업 실적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비스포크의 국내시장에서 인기에 바탕한 자신감으로 유럽시장을 비롯한 글로벌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5월 글로벌 미디어 대상으로 한 온라인 행사 ‘비스포크홈 2021’에서 “올해는 비스포크 가전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으로 본격 확대되는 원년이다”며 “비스포크홈의 가치를 더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 삼성전자 가전의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