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시중은행·보험사·저축은행·증권사·카드사 164곳을 조사한 결과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금융기관에 재취업한 한국은행 퇴직자는 모두 97명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한국은행 퇴직자는 주로 1금융권과 저축은행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금융권에 17명이, 저축은행에 19명이 입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별로 보면 하나금융그룹으로 옮긴 사람이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에서 한국은행 출신 17명을 영입했다.
특히 하나은행 한 곳에만 12명이 입사했다. 삼성증권(6명), 푸본현대생명(5명), SBI저축은행(4명) 등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많다.
용 의원은 “하나금융그룹은 옵티머스 사기사건과 대장동 개발 논란 등에 수시로 연루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하나금융그룹의 유별난 ‘한국은행 사랑’이 과연 한국은행 출신자들의 경제분석과 예측능력 같은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서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와 직무 관련성에 대한 공개와 감시 없이 이런 경향이 있다는 게 국민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승인제도의 실효성을 재점검하고 이해관계 이력 추적·공개 같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제도를 두고 있다. 공직자가 퇴직한 뒤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 기업이나 단체에 특혜성 정책을 추진하거나 퇴직 후 기업·단체에 취업해 현직 공직자의 직무 수행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