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총기난사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구를 놓고 벌어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애플의 치열한 공방전이 사실상 애플의 패배로 막을 내리게 됐다.
FBI가 자체적으로 아이폰의 보안장치를 해제했다고 발표하면서 애플은 '철통 보안'을 강조하던 자신감에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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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천은 29일 "애플과 FBI가 개인정보 보호를 두고 벌이던 공방은 사실상 아무도 이득을 얻지 못하고 끝났다"며 "미국 국민들이 모두 잠재적 피해자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FBI는 미국에서 28일 성명을 통해 "총기난사 테러범의 아이폰을 애플의 도움없이 잠금해제하는 데 성공했다"며 "애플에 대한 협조 요구를 철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BI는 그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테러범의 아이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애플에 아이폰을 잠금해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사용자의 권익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절대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저항했다.
하지만 FBI가 자체적으로 아이폰의 보안장치를 뚫었다고 발표하며 사건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보안 시스템에 대해 거듭 강조하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런데 FBI가 이를 자체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하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포천은 "애플은 자체적인 보안기술에 신뢰를 보이던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게 됐다"며 "하지만 FBI 역시 국민 모두를 감시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건은 막을 내리게 됐지만 향후 유사한 사례들이 발생할 경우 논란은 재점화될 것"이라며 "정부 측의 요구를 받는 다른 IT기업들의 대응방식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정부가 아이폰의 보안을 해제할 방법을 찾은 만큼 현재 별도로 진행중인 마약거래범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 측 변호인단은 "정부 측에서 총기난사범의 아이폰 보안을 해제한 기술이 마약거래범의 아이폰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해도 해당 사건에 협조할 생각은 없다"고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