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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왼쪽)과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했다.<뉴시스> |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로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의 완성차기업과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 하반기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도 짓기로 했다.
중국의 전기차시장은 중국정부의 적극적 지원정책으로 그 성장폭이 매우 클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나라 기업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합작법인 형태로만 중국진출을 허용하고 있어 기술유출 가능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LG화학,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만든다
LG화학은 중국 1위 완성차기업인 상하이자동차를 포함한 2개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중국의 5대 완성차 기업 중 상하이자동차, 디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3곳을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이들 3개 회사의 중국 내 승용차 판매는 총 1024만 대로 전체 시장의 60%에 이른다.
LG화학은 중국 현지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내 합작법인 파트너기업을 고르고 있다. 기업이 정해지는 대로 중국 현지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권영수 사장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려면 중국내 생산기지 확보가 불가피한 만큼 하반기에 합작법인 설립 등 중국진출을 구체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일본의 AESC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AESC를 누르고 처음으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미 수주량과 공급업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아직 전기차시장이 시작단계로 작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LG화학의 성장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현재 GM, 르노, 현대기아차, 포드 등 10여 곳 이상의 고객사에 자동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로 6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LG화학은 최근 3년 동안 배터리사업 부문에만 1조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충청북도 오창에 매년 전기차 1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었고 2012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도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몰려드는 이유는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이다.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120%나 급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55% 증가한 2만7천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전기차시장이 앞으로 대폭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사실이다.
중국정부는 전기차를 향후 5년 동안 전체 중국경제를 이끌어갈 선도산업으로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대기 오염에 대처하고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기술개발에 10년 동안 20조 원을 투자하고 2020년 전기차 150만 대 생산과 50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시장 성장률은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를 민간에 보급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도 꾸준히 시행중이다. 아직까지 전기차의 높은 가격이 대중화의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올해 보조금 지원을 10% 삭감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5%로 줄였다. 또 내년에 보조금 지원 규모를 20% 축소하기로 했으나 이를 10%까지 낮췄다.
전기차의 핵심인 충전시설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베이징시는 올해 안으로 시 전체에 1천 개 이상의 공공충전시설을 확보한다.
LG화학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중국 정부의 지원정책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손잡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 내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운다. 삼성SDI도 중국 안경환신그룹과 합작을 통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너도나도 중국에 진출함에 따라 기술유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외국계기업이 중국에서 전기자동차나 전기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려면 반드시 중국 토종업체와 합작해야 하며 중국이 5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결국 관련 기술을 중국업체로 넘겨야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유출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추후 중국이 전기차시장을 선점한다면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주도권까지 결국 중국에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