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호 국전약품 대표이사가 전자소재사업을 원료의약품사업에 이은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전약품을 단순히 원료의약품 제조사로 키우는 데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화학제품을 아우르는 종합화학기업으로 키우고자 하는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12일 국전약품에 따르면 지금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전자소재 8종을 개발목록에 올렸다.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2종은 이미 연구개발이 완료돼 상업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소재사업은 홍종호 대표의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홍 대표는 국전약품 창업주인 홍재원 전 대표의 맏아들이다. 2008년 국전약품 대표로 선임된 뒤부터 전자소재사업을 국전약품의 미래 먹거리로 구상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20년 국전약품의 코스닥 상장을 전후로 전자소재사업을 원료의약품 못지않은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전약품 기업공개 설명회에서 “여러 채널로 전자소재에 관한 요청이 들어와 약 2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전약품은 반도체 전문기업의 (소재) 연구와 시험생산, 분석, 생산을 한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원료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유기화학기술을 전자소재분야에도 적용해 국전약품을 한국의 LG화학, 독일의 바스프 같은 종합화학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실제로 전자소재사업의 정착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국전약품은 충북 성본산업단지에 신공장 건설을 비롯한 1천억 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전자소재 양산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466억 원을 확보했는데 이 가운데 132억 원을 전자소재 신공장 설립에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원료의약품 쪽에 투입된다.
전자소재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국전약품은 올해 2월 전자소재연구소를 따로 신설했고 최근에는 중앙대와 손잡아 배터리소재기술을 확보했다.
홍 대표는 연구개발비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약 9억 원이 사용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6억4천만 원을 투입했다. 올해 연간 연구개발비는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 국전약품이 개발하는 전자소재. <국전약품 상반기 사업보고서 갈무리> |
홍 대표는 국전약품의 본업인 원료의약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전자소재사업이 정착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원료의약품사업이 단단하게 뒤를 받쳐줘야 한다.
현재 국전약품에서 전자소재 매출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반기 매출 398억 원 가운데 전자소재 매출은 3억3천만 원에 불과하다.
다만 국전약품 실적 자체는 원료의약품사업을 기반으로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연간 매출이 2016년 569억 원에서 2020년 806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8억 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39억 원에 이른다.
국전약품은 활성비타민제 원료인 벤포티아민, 만성 신부전증 억제제용 구형흡착탄 등 다양한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현재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원제약, 일동제약 등 여러 기업을 원료의약품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바이오기업 샤페론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누세핀’의 원료의약품을 국전약품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