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라인(LINE)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용자 증가속도는 늦고 글로벌 시장확대에도 애를 먹고 있다.
라인의 수익성에 붙은 물음표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네이버는 알뜰폰사업(MVNO) 등 라인의 수익성을 만회할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지만 라인 수익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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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 |
라인에 대한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증시상장 여부이다. 하지만 라인 성장이 더뎌질수록 상장계획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라인 상장이 지연되면 네이버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월실질이용자수(MAU) 지표가 정체를 겪고 있다.
라인의 월실질이용자수는 지난해 4분기 말을 기준으로 2억1500만 명이다. 지난해 3분기 2억1240만 명보다 260만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라인은 지난해 2분기에 월실질이용자수 2억 명을 처음 돌파했다. 당시까지 월실질이용자수 증가속도를 봤을 때 라인이 지난해 말 안으로 3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라인의 월실질이용자수 증가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이른바 주력 4개시장 외에 나라에서 라인 이용자가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4개 나라를 제외한 라인의 월실질이용자는 지난해 1분기에 8180만 명에서 3분기 말에는 7030만 명으로 줄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월실질이용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남한 인구 수와 맞먹는 4천만 명을 돌파한 것과 달리 라인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라인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라인은 지난해 1분기까지 실적이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한데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계속 냈다.
네이버는 라인에 각종 신규서비스를 추가하고 인력을 대거 충원하느라 비용부담이 커졌다며 라인의 적자기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라인의 사업을 살펴보면 신규사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 실적부진이 장기화할 공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인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인수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믹스라디오’는 사업부진 끝에 결국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게임플랫폼사업 역시 흥행작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으면서 기대만큼 성과를 못 내고 있다.
라인은 이런 성장정체를 뚫어내기 위해 알뜰폰사업(MVNO)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부터 일본에서 매달 최저 이용요금 500엔인 알뜰폰서비스 라인 모바일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라인은 이를 위해 일본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NTT토코모의 망을 대여하기로 했다. 또 알뜰폰과 기존 서비스를 연계한 제휴서비스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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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 대표. |
하지만 알뜰폰사업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이 사업으로 라인의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발주자인 라인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할인과 같은 이벤트에 기대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망대여 알뜰폰사업은 파격적인 가격경쟁에서 얼마나 버티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며 “라인이 이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 이용자를 라인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 외에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라인이 성장통이 길어질수록 증시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라인은 24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증시상장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상장계획이 당분간 없음을 내비쳤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라인을 품고 있는 모회사 네이버의 주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증권가 관계자들은 내다본다.
라인의 성장과 향후 증시상장에 대한 기대로 네이버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는데 이들이 떠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평가가치 가운데 라인이 차지하는 부분이 악화할수록 네이버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라인의 상장시기를 미루기만 하는 것 보다 라인에 대한 성장 물음표를 떼어내는 것이 네이버로서는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