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의 힘이 또 통한 것일까?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의 첫 분양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 매각설이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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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26일과 2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 5층에 마련된 ‘래미안 블레스티지’ 모델하우스 현장은 발 디딜 틈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전체 1957세대 가운데 396세대가 일반분양물량으로 나온다.
28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래미안 블레스티지’ 견본주택에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3만5천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오랜만에 강남권에서 선보이는 래미안 브랜드의 대단지 아파트이자 개포지구 첫 재건축 단지이기 때문이다. 전용 59·84㎡가 3.3㎡당 4천만 원을 웃돌아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는데도 청약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기존 재건축 아파트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의 고급화를 선언하고 삼성그룹 계열사 역량까지 한데 모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라인인 ‘셰프컬렉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6개의 테마정원과 실내수영장 및 골프 연습장을 포함한 8000여㎡의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진다. 식음료 사업을 활용한 조식서비스,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최첨단 스마트홈 기술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이 높은 경쟁률로 조기완판될 경우 향후 개포지구 분양시장에 고급화 바람을 타고 고분양가 전략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건설도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에 이미 고급브랜드 ‘디에이치’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물산 주택브랜드인 래미안은 아파트브랜드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1월 초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 조사에서 래미안은 2015년 브랜드 가치 지수(BSTI) 847.2점을 얻어 아파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래미안은 이 회사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16년 동안 1위를 단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래미안은 같은 조사에서 모든 업종을 포함한 브랜드 순위에서도 67위로 아파트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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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25일 오전 문을 연 서울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래미안블레스티지' 모델하우스가 방문객들도 붐비고 있다.<뉴시스> |
래미안 브랜드파워는 분양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될 때가 많다.
삼성물산이 최근 서울 광진구 구의1구역 단독주택을 재건축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도 12.53대1의 높은 경쟁률로 완판됐다. 올해 분양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침체된 데다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인기를 끈 것이다.
올해 래미안 효과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 매각설 때문이다. 최근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이 KCC건설에 매각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돌았다.
삼성물산은 17일 매각설에 대해 “주택사업을 KCC에 매각 또는 KCC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양도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부인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두가 궁금해 하는 ‘래미안 매각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건설사업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풍문이 여전히 돌고 있다. 이 부회장이 건설부문의 매출 규모나 삼성그룹 이익기여도가 낮고 담합이나 뇌물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 삼성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 삼성물산이 장기적으로 건설사업부문 가운데 아파트 사업과 토목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할 것이란 관측이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