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한국판 뉴딜정책 관련 벤처투자를 늘리고 있다.

윤 사장이 그룹 안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자산포트폴리오에서 투자금융 비중을 확대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 한국판 뉴딜정책 뒷받침, 윤규선 투자금융도 확대할 기회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5일 하나캐피탈에 따르면 하나벤처스나 하나금융투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지원대상을 발굴하면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9월에만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에서 결성한 펀드 3개에 투자를 진행했다.

하나벤처스의 하나비대면디지털이노베이션펀드와 하나경기버팀목재기지원펀드 2호에 30억 원씩 출자했고 하나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이 결성한 뉴딜익스텐션신기술투자조합1호에는 100억 원이나 넣었다.

3개 펀드는 혁신기업,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들이나 사업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재기에 도전하는 중소 및 벤처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한국판 뉴딜정책을 뒷받침한다.

윤 사장은 뉴딜펀드 자금지원 확대를 통해 그룹 안에서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한국판 뉴딜정책 등 지원을 위해 2030년까지 60조 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하나캐피탈은 벤처투자를 늘리면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4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장기 추진목표로 ‘2030&60’과 ‘제로&제로’를 선언하고 뉴딜정책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2030&60’은 2030년까지 환경·지속가능부문에 모두 60조 원의 ESG 금융을 조달한다는 내용인데 이 가운데 25조 원은 한국판 뉴딜 지원 등 ESG여신 몫으로 잡혀 있다.

윤 사장은 이미 두 번 연임에 성공하며 지주사로부터 신임을 확인한 바 있다. 윤 사장은 올해 연임에 성공하며 5년째 하나캐피탈을 이끌고 있는데 이는 초대 대표이사였던 김종준 전 사장을 뺀 나머지 대표이사들이 연임에 실패한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하나캐피탈은 벤처투자를 늘리면서 투자금융 비중을 늘리는 효과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자동차금융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 영업자산을 늘리는 쪽으로 하나캐피탈의 자산포트폴리오를 바꿔가고 있다.

자동차금융이 현재 하나캐피탈 영업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은행, 카드사 등 다른 금융사들이 이 분야에 속속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이 하나캐피탈을 맡은 뒤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비중이 실제로 높아지기도 했다. 윤 사장은 30년가량 은행에서 일하며 소매금융뿐 아니라 기업금융에서도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신용평가가 9월 내놓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을 기준으로 하나캐피탈이 영업자산은 자동차금융 42.8%, 소비자금융 15.9%, 기업금융 31.9%, 투자금융 9.4% 등으로 구성돼 있다.

투자금융 자산 규모는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금융 자산은 4조8천억 원, 기업금융은 3조2천억 원, 소비자금융은 1조8천억 원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하나캐피탈은 앞으로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벤처투자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윤 사장이 보람은행과 하나은행을 거치며 '기업금융 전문가'로 쌓은 이력 덕분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벤처투자도 아무래도 투자다 보니 투자금융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나캐피탈 영업자산에서 투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뒤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투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6.4%에서 2020년 말 8.3%, 올해 6월 말 9.4%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