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5일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뱅크를 소개하고 있다. <토스뱅크> |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출범 시작부터 맞닥뜨린 대출영업 환경 악화에 대응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기존 은행들과 다른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중저신용자를 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5일 홍 대표는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뱅크 본연의 미션인 중저신용자 포용에 중점을 둔 대출전략을 세웠다"며 "금융 및 비금융 대안데이터를 포괄하는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중저신용자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여신을 공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도 출범과 동시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정책에 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급격히 늘어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줄여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연 6% 수준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출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하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출범한 만큼 당장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한도는 연소득 이내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7월 대출영업을 재개해 토스뱅크와 상황이 비슷한 케이뱅크도 4일 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했다.
홍 대표는 이날 가계대출 규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토스뱅크 역시 은행으로서 다른 은행들과 동일한 규제환경에 놓여 있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적 방향에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출범부터 가계대출 규제라는 악재를 만난 셈인데 이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로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관리시 때 중저신용자 공급액은 일부 예외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애초 가계대출 총량규제는 대출을 통한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 등 투자시장으로 흘러가는 돈을 옥죄겠다는 의도인 만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예외로 적용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홍 대표는 대출상품에서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의지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토스뱅크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2.76%에서 최대 15%다. 이 금리 구간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부터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 2금융권까지 아우르는 수치다.
폭넓은 금리를 제시하며 고신용자뿐 아니라 중저신용자까지 고객으로 품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기존 은행권이 시도하지 못했던 중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노릴 수 있는 것은 신용평가모형에 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인 '토스 스코어링시스템'을 만들었다.
은행권이 사용하던 기존 신용평가모형들은 신용카드 이용, 대출, 연체 등 과거 신용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금융이력이 풍부한 고신용자를 찾는데 특화돼 있다. 그동안 중저신용자들이 정확한 신용평가를 받기 어려웠던 이유다.
이에 홍 대표는 기존 신용평가모형에 다양한 데이터를 추가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선보인 것이다.
기존에 중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2금융권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평가모형에 적용했으며 결제 데이터, 통장 이용내역, 가맹점 사용 실적 등 토스 앱을 통한 데이터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부실율, 상환능력 등을 도출했다.
토스뱅크는 토스 스코어링시스템을 통해 기존에 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이 불가능했던 고객 가운데 30%가량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이력을 쌓아가며 토스 스코어링시스템을 더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홍 대표가 출범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면 토스뱅크가 지향하는 '새로운 은행'에도 한 발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올해 안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4.9%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세운 목표치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홍 대표는 "은행업에 적용돼 온 기술적 범위, 여러 보수적 환경적 제약, 수 많은 고정관념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접근했다"며 "토스뱅크는 조금 더 나은 은행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은행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