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여성고객이 수입맥주 코너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는 모습. <뉴시스> |
국산맥주가 수입맥주에 치이고 있다. 수입맥주가 국산맥주에 비해 맛도 좋은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산맥주의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기로 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맥주산업에 대한 시장 분석’이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공정위는 6월 말까지 맥주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소비자들이 질 좋고 다양한 국산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높은 진입장벽과 출고가격 이하 할인판매 금지 등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로 과점구조가 고착화됐고 이는 수입맥주에 대한 국산맥주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됐다고 파악한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일반맥주사업자는 발효조 25kL 이상, 저장조 50kL 이상의 설비를 갖춰야 면허를 딸 수 있다. 일종의 진입장벽인 셈이다.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맥주시장이 오비맥주(50.7%)와 하이트진로(31.5%), 롯데칠성음료(5.1%) 등 3사 과점체제로 굳어진 것도 이런 규제 때문이다.
공정위는 국산맥주에 대한 가격 규제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세청은 고시를 통해 국산맥주가 출고가격 이하로 할인돼 판매되는 것을 막고 있다. 반면 수입맥주는 출고 가격에 대한 정보가 없어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는 할인판매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맥주가 경쟁부재로 싱거운 맥주, 맛없는 맥주가 돼 버린 사이에 소비자들은 맛도 좋고 가격도 할인되는 일본, 독일 등 수입맥주를 점점 더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수입맥주의 인기는 뜨겁다.
한 편의점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8.8%에 불과했지만 23.5%(2013년)→29.2%(2014년)→41.7%(2015년)로 해마다 빠르게 늘어났다. 올해도 1~2월에 수입맥주의 비중은 45.5%를 기록했다.
수입맥주의 경우 예전에는 ‘4캔에 1만원’에 판매됐지만 최근 들어 ‘9캔에 2만원’ 또는 ‘5캔에 1만원’ 등의 할인행사를 자주 한다.
수입맥주의 종류도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기존의 일본산 맥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호주, 네덜란드, 체코 등지에서도 맥주가 수입되면서 새로운 맛과 풍미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