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2울트라 예상 디자인. S펜을 보관하는 슬롯이 표시돼 있다. <스티브 헤머스토퍼 트위터 계정(@OnLeaks)> |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인 S펜을 갤럭시S 시리즈에 도입하는 대신 갤럭시노트를 단종하는 방식으로 제품군을 재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S펜으로 필기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장점은 갤럭시S 시리즈를 위한 새로운 차별화요인으로서 사용자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에 새 구성요소를 추가함에 따라 원가가 높아지는 점은 일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2울트라에 S펜을 탑재해 사실상 갤럭시노트 제품처럼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 시리즈에서 S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나온 갤럭시S21울트라가 갤럭시S 모델 최초로 S펜을 인식하는 기능을 갖췄다. 그러나 S펜을 자체 탑재하지는 않고 부가장치로 별도 판매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갤럭시S22울트라는 갤럭시S21울트라와 달리 S펜을 보관할 수 있는 슬롯을 스마트폰 본체에 내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기존 갤럭시노트 사용자에게 익숙한 형태다.
갤럭시S22울트라가 이처럼 S펜을 자체 탑재함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도 올해처럼 갤럭시노트가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22울트라가 ‘갤럭시노트 단종설’에 마침표를 찍는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S22울트라는 S펜을 받아들여 갤럭시노트의 후계자가 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IT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는 “갤럭시노트 팬에게는 갤럭시S21울트라에 S펜 보관 슬롯이 없고 S펜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며 “S펜 지원을 포기할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을 위해 갤럭시S22울트라가 출시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울트라를 통해 갤럭시노트의 S펜 경험을 유지함으로써 기존 갤럭시노트 사용자를 갤럭시S로 흡수해 갤럭시S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는 시리즈마다 연간 1천만 대에 이르는 판매량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은 당초 연간 3천만 대 수준이었으나 2020년 갤럭시S20 시리즈에 들어서는 2800만여 대로 줄었다. 올해 갤럭시S21 시리즈도 판매량이 2천만 대 중후반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단순히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 시리즈를 합쳐 판매량을 보충하는 전략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의 빈자리를 급성장하는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 시리즈를 통해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갤럭시Z 시리즈가 올해 600만 대 이상 팔린 뒤 내년부터는 연간 판매량 1천만 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선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기존 갤럭시S 사용자 쪽에서 보면 갤럭시S22울트라의 S펜 지원은 반갑지 않을 수 있다. S펜이 별도 판매되지 않고 내부에 탑재되면 제품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0울트라의 원가는 548.9달러로 S펜 가격이 25달러에 이른다. 또 S펜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 등의 비용도 존재한다.
하지만 S펜을 별도 제공하는 갤럭시S21울트라의 원가는 532.9달러에 그친다. 내부 반도체 성능 등이 갤럭시노트20울트라보다 높은데도 제작비용이 더 낮다. 이는 갤럭시S22울트라가 갤럭시S21울트라보다 비싼 값에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갤럭시S22울트라의 최종 판매가격이 S펜 적용에 따른 원가 상승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매겨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 가격전략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나온 갤럭시S21 시리즈와 갤럭시Z 신제품들은 여러 면에서 이전 제품보다 성능이 나아졌지만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하게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만큼 갤럭시S22울트라의 흥행이 중요하다.
카운터포인트 자료를 보면 2분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400달러 이상)시장 점유율 1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애플은 점유율이 48%에서 57%로 높아졌다.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기업도 점유율을 개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