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MZ세대가 많아지면서 MZ세대 고객의 유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 (왼쪽 위부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로고.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방법들을 고심하며 MZ세대에 사로잡기에 힘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게임의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계좌 개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점을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증권은 MZ세대를 겨냥한 캐릭터 '다비다'를 만들고 유튜브 시트콤 시리즈를 선보인다. 8월31일 발표된 티저영상에 이어 MZ세대가 자기계발, 사내연애, 재택근무 등 직장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주제로 모두 9편의 영상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NH투자증권은 브랜드 디지털 플랫폼 '투자가 문화로'를 내놓고 투자를 재밌게 접할 수 있는 '투자 놀이터'라는 콘셉트로 MZ세대에게 다가가고 있다. 모의투자 체험공간, 투자상담코너 등을 통해 주식과 투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KB증권은 13일 MZ세대를 위한 특화혜택을 제공하는 체크카드인 '에이블 스타플러스 카드'를 출시했다. 에이블 스타플러스 카드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디지털 콘텐츠, 이동통신요금, 편의점 할인 등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혜택을 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8월 출시한 모바일앱 '미니스탁'을 통해 소수단위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MZ세대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미니스탁 전체 이용자 가운데 MZ세대의 비중은 70%이상으로 알려졌다.
MZ세대의 관심사인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증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5G,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메타버스 핵심 인프라를 연계한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가 출시한 '신한 에프앤가이드 메타버스 ETN'는 3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NH투자증권은 메타버스 지점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가상 연구원의 기업·시장 분석 세미나, 인플루언서 등이 참여하는 투자 콘퍼런스 및 투자 교육, 고객 참여형 게임 등을 진행할 예정으로 9월 말 메타버스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대형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증권사들도 유튜브 채널을 마련하고 MZ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MZ세대 사로잡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MZ세대는 40~50대보다 자산규모는 적지만 앞으로 재산 축적 가능성이 큰 만큼 증권사들은 MZ세대를 사로잡아 장기고객으로 붙잡아두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MZ세대가 장기고객으로 전환하면 증권사로서는 브로커리지 수익뿐만 아니라 자산관리(WM) 수익도 증대시킬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지난해 시작된 증시호황으로 MZ세대의 투자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Z세대 고객의 유입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도 증권사들이 게임 콘텐츠나 메타버스, 유튜브 등을 활용해 MZ세대를 공략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0년 연령대별 주식 소유자 수 증가율은 30대는 74.0%, 20대는 68.9%로 각각 집계되며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보유금액 증가율은 20대 120.9%, 30대 92.6%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국내 주식거래대금 및 해외증권 결제금액(거래대금)이 반기기준 사상 최대치를 각각 보인 점을 고려하면 2021년 MZ세대 고객 유입이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각 증권사들의 개인고객 가운데 MZ세대 고객의 증가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KB증권은 24일 MZ세대의 투자 관심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고객자산 규모가 30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KB증권에 따르면 KB증권의 MZ세대 소유 자산은 7조5천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고객자산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KB증권의 MZ세대 개인고객 수는 2020년 9월 말 128만 명에서 2021년 9월 초 211만 명으로 약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개인고객 수가 40% 증가한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