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주식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흥아해운은 장금상선을 새 주인으로 맞아 기사회생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도 볼 것으로 기대되지만 최근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한 탓에 손해를 크게 보는 개인투자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흥아해운 주식 폭탄 돌리기 되나, 개미 강한 매수에 5거래일 상한가

▲ 흥아해운 로고.


24일 흥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29.80% 급등한 5750원에 거래를 끝냈다. 15일 주식거래를 재개한 뒤 5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흥아해운 시가총액도 덩달아 뛰었다.

흥아해운 시가총액은 주식거래를 재개하기 전 기준으로 2474억 원이었는데 24일 1조3749억 원으로 5거래일 만에 5배 넘게 불었다.

하지만 흥아해운 실적이나 성과와는 무관하게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이를 두고 비정상적이라는 시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거래량도 계속 증가하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도 관심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이 갑작스레 발을 빼면 사실상 누가 먼저 팔고 나올지에 따라 개인투자자들 사이 희비가 크게 갈리는 ‘폭탄 돌리기’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15일 강한 매수세를 보인 뒤 17일까지 매수흐름을 유지하다가 23일과 24일 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는 23일 1억7천만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24일에는 1억8천만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7일 뒤로 강한 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17일 19억4600만 원, 23일 8억5천만 원, 24일 1억9천만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아직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흥아해운과 관련해 의견을 아끼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개미털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적으로 흥아해운 주식거래가 재개된 지 얼마되지 않아 재무적 체력이나 성장 가능성, 사업현황 등을 깊이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흥아해운은 2020년 3월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가 6월 장금상선과 인수합병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며 14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 적격성 심의결과에서 상장유지 결정이 나왔다.

흥아해운이 1년 6개월 만에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난 데다 최근 해상운임 상승으로 해운사들을 향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흥아해운은 장금상선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컨테이너사업부문은 장금상선에 넘겼기 때문에 탱커선사업만으로 실적을 회복해야 한다. 흥아해운은 2020년에도 연결기
준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흥아해운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경기가 회복되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지만 탱커선시장 분위기는 아직 좋지 않다.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 운임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급등한 반면 탱커선 운임은 오히려 50%가량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탱커선은 원유 등을 운반하는 선박을 말한다. 국내에는 탱커선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 경기가 회복되면 흥아해운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흥아해운은 현재 아시아지역에서 원유 등 액체석유화학제품만 해상으로 운송하고 있다. 컨테이너사업부문은 지난해 물적분할한 뒤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