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제형을 추가해 상업적 가치를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더욱 대응력을 높인 업그레이드 버전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도 나서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아닌 자체개발 신약의 성과를 높이는 데에도 공들이고 있다.
 
<a href='https://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3359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 data-attr='MO_Article^EditorChoice^기우성'>기우성</a>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맥주사제형의 렉키로나주의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흡입제형의 렉키로나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셀트리온은 정맥주사제형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를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렉키로나주의 피하주사제형 개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8월부터 흡입제형의 항체치료제 개발전문인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바이오파마와 함께 호주에서 흡입제형의 렉키로나 임상1상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임상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과거 피하주사제형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3년 가까이 걸렸다는 점 때문에 인할론바이오파마와 손잡고 흡입제형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2015년 피하주사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를 개발하기 시작해 2018년 11월에야 개발을 마치고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올해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정맥주사제형인 렉키로나주에를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여러 번 투약해야 하기 때문에 흡입방식이 더 편리할 것으로 생각돼 흡입제형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17일 식약처로부터 렉키로나주의 정식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처방대상이 한층 확대됐다.

기존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을 때 처방대상은 경증환자에서 사용대상이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을 지닌 경증환자에 제한됐지만 이번에 정식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처방대상은 50세 초과 고령자, 비만,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 만성 신장질환, 만성 간질환, 질환 또는 치료에 의한 면역 억제상태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증환자로 확대 변경됐다.

기 부회장은 올해 4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장기 손상이 우려되기 때문에 치료제를 통한 조기치료가 중요하고 이를 통해 의료시스템 붕괴도 막을 수 있다”며 “렉키로나주는 치료기간을 7일에서 3일로 줄여줘 치료제 효과로서는 획기적 수준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7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8월에는 브라질에서 각각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현재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정식 품목허가 전 사전 검토단계인 동반심사(롤링리뷰) 절차를 밟고 있는데 국내에서 처방대상이 확대된 만큼 이런 지역에서도 처방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주의 임상개발 자료를 수시로 제출하는 등 해당 국가의 규제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며 “향후 처방대상이 확대되면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렉키로나주의 국내 처방건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올해 2월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고 9월22일 0시까지 1만5495명에게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 획득시기가 7개월 가량 뒤처졌음에도 기존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주(렘데시비르)의 처방건수와 엇비슷해졌다.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주는 9월22일까지 1만5883명에게 투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렉키로나주의 정맥 투여시간을 기존 90분에서 3분의1이나 줄였지만 여전히 투여시간은 60분에 이르기 때문에 더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제 또는 경구제(먹는 약), 흡입제 등의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세계적으로 펜데믹(감염병의 사회적 대유행)에서 엔데믹(계절성 유행) 전환을 받아들이고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같이 살기)’ 정책을 추진하면서 병원에서 장시간 투여해야하는 정맥주사제형의 코로나19 치료제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치료효과가 낮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도 시작했다.

현재 폴란드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항상된 항체가 탑재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T-P63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임상2상부터는 렉키로나주와 CT-P63의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