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9-10 1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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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 모두 연내 임상3상에 들어가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한 곳에서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하나를 개발하기도 힘든 현실에서 중소바이오기업이 동시에 2가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개발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이 11월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자금 확보에 한결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해 1403억 원을 모은 뒤 이 가운데 462억 원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개발에서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어 유상증자 자금과 기존 보유자금으로도 충분히 임상3상까지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LS-5310의 임상1/2a상 개발비용 98억 원 가운데 73억 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여기에 올해 6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360억 원을 포함해 유동자산 835억 원을 보유하고 있고 유상증자로 확보할 462억 원을 더하면 1300억 원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또 진원생명과학은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활용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상 임상3상에서는 수만 명의 임상시험 참여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비교임상 가이드에 따르면 최소 4천 명(시험 백신 투여군 3천 명, 대조백신 투여군 1천 명)만 확보하면 된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진원생명과학이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달리 진원생명과학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서로 협력관계도 아니고 특별한 접점 역시 없기 때문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기업 사이 관계로 아스트라제네카와 직접 협의를 하기보다는 우리 정부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와 대조백신 확보를 협의하고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처럼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6월 국내 한 방송에 출연해 “정부 부처와 의논해 가능하면 빠른 시일 안에 임상3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치료제의 개발을 마치기 위해서는 박 대표가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도 2종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도 현재 임상2상 단계에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캡슐제형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GLS-1027과 비강(콧등 쪽 코 안의 빈 곳)에 분사하는 스프레이제형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GLS-1200을 보유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정부의 지원대상에 선정돼 개발자금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에 관해서는 임상개발을 마치려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며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 발행예정가액이 10월28일에 확정되는데 현재 증권신고서에 작성된 발행예정가액보다 높게 확정돼 당초 목표보다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GLS-1200 개발에도 유상증자 자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상2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차후에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원생명과학은 2019년부터 당뇨병성신장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던 GLS-1027을 약물재창출방식으로 캡슐제형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살기)’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간편하게 복용이 가능한 경구제형(먹는 약)의 코로나19 치료제를 향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미국, 북마케도니아, 푸에르토리코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GLS-1027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스프레이제형의 또다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GLS-1200도 현재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당초 만성축농증 치료제로 GLS-1200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안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품목허가 단계까지 우리 회사가 개발을 이끌 것이다”며 “코로나19 치료제는 임상2상 결과를 확보한 뒤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이나 임상3상 또는 기술수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