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확산에 발맞춰 디스플레이 신소재로 사업기회를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최근 배터리소재를 비롯해 혁신신약과 친환경소재에 투자를 늘릴 계획을 내놓았는데 기술력을 앞세워 디스플레이 소재분야에서도 성장동력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첨단소재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과 롤러블기기시장의 성장에 따라 첨단 코팅기술을 적용해 안팎으로 모두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소재를 개발한 LG화학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글로벌 폴더블 디스플레이시장 규모가 2020년 8억5천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78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최근 흥행하며 폴더블기기 대중화를 이끌고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탠다.
신 부회장이 디스플레이 신소재개발에 힘쓰는 이유도 이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그동안 폴더블폰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접는 부분의 주름 발생현상에 주목하고 첨단 코팅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LG화학이 이번에 개발해 공개한 리얼폴딩윈도우는 특수개발한 코팅제를 적용해 평면은 유리처럼 단단하면서 접힘부위는 플라스틱처럼 유연한 폴더블 IT기기용 커버소재다.
접는 부분의 주름 발생현상을 대폭 개선했을 뿐 아니라 기존 국내외 기업들이 폴더블기기의 소재로 사용한 폴리이미드 필름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에 따르면 국내외 모바일기기를 제작하는 고객회사들로부터 공동프로젝트 제안을 받을 정도로 리얼폴딩윈도우의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리얼폴딩윈도우는 얇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PET필름을 활용했는데 신 부회장은 한 단계 더 나아가 PET필름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첨단코팅만 적용하는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추가로 개발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소재가 완성되면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롤러블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어 사업기회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학철 부회장은 배터리소재, 혁신신약, 친환경소재에 이어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첨단소재까지 성장동력을 추가하는 셈이다.
신 부회장은 올해 7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변화에 빠르게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LG화학의 3대 신성장동력으로 △전지(배터리)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친환경소재 △글로벌 혁신신약 등을 꼽고 이 분야에 2025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들의 요구(needs)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첨단소재사업에서 매출 4조9천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5년 안에 2배 정도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새로운 코팅기술을 적용한 첨단소재 개발로 디스플레이 생산기업과 모바일기기업체 등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주목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R&D(연구개발) 역량에 힘써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LG화학의 첨단소재사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소재와 배터리소재를 포함하고 있는 첨단소재부문은 당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