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처럼 사재를 출연하는 결단을 내릴까?
한진해운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낮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조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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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조 회장과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오너인 만큼 한진해운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조 회장을 만나 추가 자구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사재출연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진해운은 최근 5천억 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5년 동안 인건비 절감, 노후선박 폐쇄 등을 통해 연간 1천억 원의 비용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이와 함께 한진 상표권과 영국 런던사옥, 해외터미널을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추진 중인 자구계획의 전체 규모는 1조2천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은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떨어뜨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17%에서 현재 60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발행한 2200억 원의 영구채를 대항항공이 전액 인수한 덕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갈길이 멀다.
한진해운이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떨어뜨리려면 8천억 원 안팎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추가 자구안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년 1천억 원의 비용 감축이 5년 동안 꾸준히 이어질지, 실제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해운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조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해운은 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 가능 주식 총수를 6억 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한진해운이 그 뒤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에 기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금 대여나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을 지원해 왔다. 그때마다 한진해운을 지원하려다 대한항공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결국 조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책임경영 의지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조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뒤 한진그룹을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회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반드시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