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1800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과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진 빚(판매신용)을 모두 합한 것이다.
경제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가속도가 빨라졌다.
2분기 말 가계신용은 1분기 말보다 41조2천억 원(2.3%) 늘었다. 증가액은 1분기보다 4조5천억 원 많고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말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1년 사이 168조6천억 원(10.3%) 불었다.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잔액은 1705조3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보다 38조6천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948조3천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7조3천억 원 늘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한 증가폭은 올해 1분기 20조4천억 원보다 줄었다. 다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57조 원)은 3개월 새 21조3천억 원 늘어 증가액이 1분기 14조3천억 원을 웃돌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 매매, 전세거래가 1분기에 비해 둔화되긴 했지만 2분기에도 대출수요가 이어지고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과 4월 일부 대기업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까지 겹쳐 가계신용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1분기와 비교한 창구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예금은행에서 12조4천억 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9조1천억 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7조1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와 비교해 예금은행에서는 증가 속도가 떨어졌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에서는 대출 증가폭이 커졌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데는 정책모기지론이 주택금융공사 등으로 양도된 특수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공모주 청약에 따른 기타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고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 모지기론 취급이 늘었다.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6천억 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1분기보다 2조7천억 원(2.7%) 증가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에 따라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