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자식 마스크 미국 식품의약국 등록, 국내 출시도 길 열리나

▲ LG전자 퓨리케어 마스크(전자식 마스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됐다. < FDA 홈페이지 갈무리 >

LG전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마스크형 공기청정기(전자식 마스크)를 등록하며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식 마스크는 LG전자의 신가전 전략을 대표하는 제품 가운데 하나다. 세계 최대시장 중 하나인 미국의 문을 두드리게 되는 만큼 국내 출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미국 식품의약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LG전자 전자식 마스크(LG PuriCare Mask)가 최근 제품코드 QKR로 등록됐다.

QKR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설된 분류로 의료기기가 아닌 일반 안면 마스크를 가리킨다. 

N95나 KF94 규격 마스크처럼 호흡기 비말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비말 확산을 비교적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대중이나 의료 종사자들이 보건용으로 착용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는 촘촘한 천 마스크를 비롯한 일반 안면 마스크가 바이러스 원천 차단(소스 컨트롤)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에 기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LG전자는 신속한 제품 판매를 위해 전자식 마스크의 QKR 등록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표준인증원에 따르면 제품코드 QKR로 등록된 제품은 기존 의료기기와 달리 FDA에 보고할 필요없이 현지 수출이 가능하다.

전자식 마스크는 비록 FDA에 일반 안면 마스크로 등록됐지만 실제 바이러스 예방효과를 놓고 보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수도 있다.

전자식 마스크에 탑재된 고효율 미립자 필터(HEPA, 헤파필터)가 바이러스를 함유한 비말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식 마스크는 바깥에서 자동 팬을 거쳐 들어온 공기를 마스크에 들어있는 헤파필터를 통해 걸러 착용자에게 전달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착용자의 코와 입이 제품 안쪽에 있는 실리콘캡을 통해 외부와 차단되는 만큼 헤파필터의 청정성능이 중요하다.

전자식 마스크에 쓰이는 헤파필터는 H13등급으로 0.3마이크로미터(㎛) 크기 먼지를 99.75% 제거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는 0.1㎛ 크기로 헤파필터로 완전히 걸러지기 어렵다. 다만 바이러스를 담아 감염의 원인이 되는 호흡기 비말은 크기가 5㎛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헤파필터를 통해 막을 수 있다.

미국 질병예방센터는 “헤파필터는 인간의 몸에서 나온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를 99.97% 포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헤파필터를 탑재한 공기청정기가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김성환 단국대 교수는 4월 세계맑은공기연맹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대응 실내환경 관리방안 토론회’에서 헤파필터 탑재 공기청정기 6대 앞에 바이러스를 분사해 시험한 결과 공기가 나오는 토출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LG전자 전자식 마스크는 충분히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월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8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만2천여 명에 이른다.
LG전자 전자식 마스크 미국 식품의약국 등록, 국내 출시도 길 열리나

▲ LG전자 전자식 마스크 2세대 제품. < LG전자 >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전자식 마스크를 내놓은 뒤 최근 이보다 디자인과 성능 등을 개선한 2세대 제품을 해외 일부 국가에 선보였다.

현재 베트남 등에서 2세대 전자식 마스크의 예약판매가 진행되는 중이다. 베트남의 전자식 마스크 예약판매 가격은 294만 동(약 15만2천 원)으로 책정됐다.

전자식 마스크의 국내 판매도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전자식 마스크에 관해 의약외품인 보건용 마스크로 허가받는 절차를 진행했다.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판매되는 탈모치료기 LG 프라엘 메디헤어처럼 제품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가절차에 시간이 걸리자 LG전자는 최근에는 의료기기 대신 일반 전자제품으로 방향을 바꿔 전자식 마스크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공산품의 안전기준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최근 식약처 등 관련 부처들과 함께 전자식 마스크 안전기준 정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LG전자는 7월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자식 마스크 2세대 제품에 관한 전파적합성 평가 적합등록을 마치기도 했다. 전파적합성 평가는 국내에서 방송통신기자재를 제조, 판매하거나 수입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여러 국가에서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전자식 마스크의 등록 및 승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도 그 일환으로 식품의약국 등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자식 마스크는 해외에 출시돼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다만 전자식 마스크의 미국 및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인기제품으로 자리잡은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에 이어 가정용 탈모치료기, 피부관리기 등 건강가전뿐 아니라 신발관리기, 수제맥주제조기, 식물재배기 등 신가전 확장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전시장에서는 위생과 편리를 강조한 신가전이 주류로 점차 정착하고 있다"며 "LG전자는 프리미엄 신가전으로 수익성을 높일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