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도 사장이 취임 후 처음 받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홈플러스는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아 여러 협력 업체와 소통하는 유통기업으로서 불명예를 안게 됐다.
◆ 홈플러스 꼴찌 벗어나려고 했지만
홈플러스가 11일 1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서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평가하는 제도다. 말 그대로 협력 업체와 ‘상생’을 얼마나 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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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
홈플러스는 이번 결과에 승복하면서도 노력한 만큼 평가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홈플러스가 다른 유통 업체와 달리 외국계기업인 탓에 평가에서 불리했다고 볼멘 소리를 낸다.
홈플러스는 “배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 지원 부문은 외국계기업인 홈플러스 특성상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르는 탓에 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금융지원을 하려면 각국에 흩어져 있는 외국인 주주들에게 모두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협력업체에 대해 수출, 교육, 기술 등 6개 분야에서 계획을 수립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30개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한 결과 안정적 거래를 통한 매출확대를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동반성장을 여러차례 약속했다. 도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영국테스코 매장에 한국식품전을 열어 국내 소규모 식품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동반성장 낙제’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 삼성전자 삼성전기 3년 연속 최우수 등급
동반성장위원회는 11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제28차 회의를 열고 1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동반성장 평가는 점수에 따라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등 4개 등급으로 나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4개 등급의 명칭이 △우수 △양호 △보통 △개선이었으나 최하위등급인 ‘개선’에 포함된 기업들의 반발로 올해부터 명칭이 ‘보통’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보통 등급을 받은 기업은 ▲농협유통 ▲대상 ▲동원F&B ▲르노삼성자동차 ▲오뚜기 ▲이랜드리테일 ▲코리아세븐 ▲한국미니스톱 ▲한국쓰리엠 ▲홈플러스 ▲BGF리테일 ▲LF ▲STX중공업 14곳이다.
홈플러스는 3년 연속, STX중공업은 2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았다. 동원F&B와 이랜드리테일은 협력 중소기업과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랜드월드는 협약체결 이후 이행실적을 제출하지 않았다.
최우수등급을 받은 곳은 ▲기아자동차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전자 ▲코웨이 ▲포스코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KT ▲SK C&C ▲SK종합화학 ▲SK텔레콤 등 1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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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해 8월 열린 '2013 홈플러스와 협력회사의 행복한 성장' CEO 콘퍼런스에서 협력회사 관계자들과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최우수 등급을 받은 14개사 가운데 3년 연속으로 최우수등급으로 평가된 곳은 삼성전기, 삼성전자 등 2곳이다. 2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은 곳은 삼성SDS, 포스코, 현대미포조선, SK C&C, SK종합화학, SK텔레콤 6곳이다.
지난 해 양호등급에서 올해 최우수등급으로 올라선 기업은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제철, KT 등 5개사다. 코웨이는 이번에 유일하게 신규로 최우수등급에 진입했다. 동반성장지수는 6개 업종, 100개 기업 중 98개 대기업이 체결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에 대한 평가와 1만3784개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점수를 합산한 결과다.
이번 평가에서 우수등급 이상으로 평가된 기업에 대해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최우수등급 기업에게 공정위 하도급 분야 서면실태조사가 1년간 면제된다. 또 국세청이 모범납세자를 선정할 때 우대를 받게 된다.
하위등급을 받은 기업은 불이익을 받지 않지만 3년 연속 최하위등급 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