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가 모빌리티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일이 발등에 불로 떨어졌다.

롯데렌탈이 진행한 일반공모 청약에서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김 대표가 제시한 모빌리티사업 비전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말도 나온다.
 
롯데렌탈 모빌리티 경쟁력 입증 절실, 김현수 상장 뒤 기업가치 높이기

▲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15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은 투자금을 렌터카와 차량공유 등 모빌리티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사용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특히 카셰어링분야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렌탈은 2020년 차량렌털부문에서 점유율 21.8%로 1위를 차지했으나 카셰어링부문에서는 점유율이 8%에 그쳤다. 카셰어링부문 1위는 65%의 점유율을 보인 쏘카였다.

롯데렌탈이 앞으로 차량공유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가격, 접근성, 이용 편의성 등을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카카오가 또 다른 차량공유기업 딜카 인수로 차량공유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김 대표는 차량을 매입하고 차고 및 충전시설을 확보하면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롯데렌탈의 렌터카사업과 차량공유사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먼저 차량공유 자회사 그린카에 1천억 원을 투입해 내연기관차(200억 원)와 전기차(400억 원)를 확보하고 주차장과 충전시설 등 카셰어링사업 운영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여기에 차량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해 솔루션 경쟁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채권과 지분매각 등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이미 전기차와 차고지를 확보해 가고 있다. 전국 2800곳의 주유소 및 충전소를 운영하는 GS칼텍스와 그린카 지분협력을 통한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김 대표는 8월 열린 기업공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전기차 전용 카셰어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율주행기술에 투자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롯데렌터카와 그린카를 필두로 차량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한 데 모은 '모빌리티 플랫폼기업'을 만들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롯데렌탈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 5만9천 원을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2조1614억 원이다.

앞서 9~10일 진행한 일반인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은 65.8대1을 보였는데 올해 들어 달아오른 기업공개시장의 열기를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공모주 청약 평균경쟁률은 1355대1이며 롯데렌탈과 같은 날 일반인 공모청약을 받은 기업들도 경쟁률이 1천대1을 넘었다.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비율도 14.7%에 불과해 상장 이후 주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청약에서 나타난 상대적 부진을 놓고 롯데렌탈이 하는 자동차 렌털사업의 성장가능성이 낮은 데다가 김 대표가 앞세운 모빌리티사업 비전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쳐지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김 대표가 하루빨리 모빌리티사업의 비전을 현실화해야 하는 이유다.

롯데렌탈 기업가치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중요하다. 롯데렌탈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호텔롯데의 상장도 힘을 받을 수 있고 결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손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희석시켜 한국과 일본으로 이원화된 지배구조를 롯데지주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1986년 설립돼 2015년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롯데렌털은 주로 렌터카사업에서 매출의 대부분을 내고 있으며 중고차 판매와 차량공유사업(카셰어링), 일반 생활용품 렌털사업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