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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 지도서비스 정면대결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6-11 17: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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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과 애플, 지도서비스 정면대결  
▲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왼쪽)와 팀 쿡 애플 CEO(오른쪽)

구글과 애플이 잇따라 지도서비스 관련 업체를 인수하며 지도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모바일기기 확산에 따라 핵심사업으로 떠오른 ‘위치 기반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구글이 인공위성 벤처업체인 스카이박스 이미징(Skybox Imaging)을 5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모두 현금으로 지불된다. 구글이 올해 단행한 투자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구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스카이박스의 위성은 구글 지도서비스를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시키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스카이박스의 기술은 인터넷 접근을 향상시키고 재난구호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박스는 2009년 설립된 신생업체로 대당 900만 달러의 소형위성을 전문적으로 제작해 발사하는 업체다. 스카이박스는 발사한 위성들을 통해 3~4일 주기로 고해상도 사진과 동영상을 전달받아 사업상 필요한 정보를 다른 업체에 제공한다.


스카이박스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자체 위성을 발사했다. 스카이박스는 앞으로 3년 안에 23개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3개는 2016년 말까지 발사한다.


애플은 이보다 앞선 지난 6일 소셜 지도검색 서비스 스타트업인 스팟세터(Spotsetter)를 인수했다.


테크크런치는 아직 애플이 인수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스팟세터가 서비스 중단 사실을 알렸고 창업자 두 명이 자신들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애플 직원으로 수정한 것으로 볼 때 인수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창업자 중 스티븐 체는 구글 지도개발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스팟세터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의 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사용자들에게 지인이나 주요 평가 사이트들이 추천하는 맛집과 명소들을 지도상에 표시해준다.


구글과 애플은 최근 다양한 지도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프로젝트 룬’을 공개하며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단 야심찬 포부를 밝힌 뒤 지난 4월 태양광 무인비행기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했다.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를 통해 고해상도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지도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지원한다.


애플은 2012년 구글 지도를 버리고 자체 지도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련 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이어왔다. 후발주자로서 부족한 기술력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야심차게 지도서비스를 출시했지만 2012년 CNN이 선정한 실패한 기술 1위에 오르는 등 수모를 겪었다.


애플은 지난해 대중교통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합스탑(HOPSTOP)’과 ‘엠바크(Embark)’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지도제작과 지리정보시스템(GIS) 서비스 업체인 ‘브로드맵(BroadMap)’도 사들였다. 애플이 인수한 3개 업체들의 기술은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8’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업계의 두 공룡이 지도서비스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래 핵심사업으로 떠오른 위치 기반 서비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가 보급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자상거래, 교통, 기상 등 모든 서비스들이 지도 서비스와 결합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벤처투자가인 존 도어는 2010년 이미 위치 기반 서비스가 IT기업들의 새로운 전장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존 도어는 “소셜(social)과 로컬(local), 모바일(mobile)이 결합한 솔로모(SoLoMo)가 앞으로 글로벌 기술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위치 기반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08년 19억3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0억 달러로 두배 이상 성장했다. 가트너는 2015년까지 13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의 강자인 구글과 애플에 이어 최근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인터넷업체들도 지도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보유한 텐센트는 지난달 중국 최대 전자지도 제작업체 ‘나브인포(Navinfo)’ 지분 11.4%를 1억87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나브인포는 전 세계 디지털 지도서비스 시장 4위 업체로 위치 기반 서비스와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제공한다. 텐센트는 올해 초 4억 달러를 투자해 맛집 평가사이트인 디엔핑 지분 20%를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지난 4월 모바일지도 개발업체인 ‘오토내비’를 15억 달러에 사들였다. 조난달 루 알리바바 CEO는 “이번 인수로 오토내비는 지도 애플리케이션과 로컬 서비스시장에서 강력한 사업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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